2018년 선보인 4·3사건 애도 작품 '더 퓨너럴', 노혜리 작가 작품 '베어링' 속에 들어가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주제로 한국관 구성…한·일 국가관 협력도
한강 작 '더 퓨너럴'
[아르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설치 작품이 '제61회 베네치아(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에 전시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1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를 주제로 한 한국관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은 '해방공간'으로 설정되고 그 안에서 최고은 작가의 '메르디앙'(Meridian)과 노혜리 작가의 '베어링'(Bearing)을 선보인다.
노혜리 작 '베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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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설치 작품은 노혜리의 '베어링'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혜리는 4천여개의 오간자(얇고 빳빳하며 속이 비치는 직물)로 한국관 내부를 아우르는 움막을 형성하고 애도, 기억, 전망, 생활 등 8개의 스테이션을 만들 계획이다. 이 중 '애도' 스테이션에 한강 작가가 만든 설치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장례식)이 전시된다.
이 작품은 2018년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에서 선보인 것으로, 흰 눈밭에 앙상하고 검게 탄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을 구현했다. 제주 4·3 사건을 애도하고 역사적 상처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나무들은 4·3 사건의 희생자를 의미한다.
한강 작가가 꿈에서 본 장면을 그대로 조각으로 재현한 것으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모티프가 된다.
노혜리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장면을 시각화한 작업으로 내 조각과 한 몸이 돼 전시될 예정"이라며 "한강 작가 외에도 농부 활동가 김후주, 가수 이랑, 사진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가 펠로로 참여해 이들의 작품이 각 스테이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고은 작 '메르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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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 작가의 '메르디앙'은 수도 설비용 동 파이프로 만든 작품이다. 한국관 내부와 외부를 관통하며 설치된다.
최고은은 "파이프는 몸 안에 기가 흐르는 통로의 의미"라며 "한국관의 여러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마치 막혀있는 혈을 뚫는 것 같은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메르디앙은 한국관을 넘어 일본관 내부에까지 이어지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공동 개막 만찬 행사를 하고 양국 국가관이 작품으로 상호 개입하는 등 작가·큐레이터 간 여러 협력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설명하는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이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6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3.19 mjkang@yna.co.kr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빛나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의 주제인 해방공간은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는 역사적 사건이자 12·3 계엄 사태를 겪으며 새로운 주권 개념의 실천을 만들기 위한 현재진행형 운동 공간을 지칭한다"며 "이데올로기 대립과 극단주의를 겪는 세계에 영감을 주고 변화를 위한 하나의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 공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6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2026.3.19 mj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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