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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레로' 주역 김기민 "우주서 떨어진 음표가 제 손을 움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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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L 15년만 내한공연 출연…"무대에선 늘 200% 다해"

마린스키 발레단 간판 활약…"한국 무용수들, 기본기에 자부심 느끼길"

발레리노 김기민

[프레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볼레로'의 음악이 시작되면 우주 먼 곳에서 제 위로 떨어진 음표가 제 손을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어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춤으로만 느낄 수 있겠다 싶은 감정을 느낍니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의 간판 김기민이 '현대 발레의 전설'로 불리는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의 대표작 '볼레로'를 선보이게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베자르 발레 로잔(BBL) 내한공연에서 '볼레로'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작품을 준비하며 중독성 있는 음악과 에너지 있는 안무에 매 순간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자신이 느끼는 벅찬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기민은 2일 화상 인터뷰에서 "'볼레로'는 춤과 음악이 내는 시너지가 2배, 3배 이상인 작품"이라며 "보고 나서 내면에서 감정이 움직이는 것을 분명히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61년 초연된 '볼레로'는 베자르가 모리스 라벨의 동명 음악에 안무를 붙인 작품이다. 베자르가 설립한 무용단인 BBL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반복되는 선율이 지닌 에너지를 무용수들의 강렬한 몸짓으로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발레리노 김기민

[프레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기민은 작중 선율을 의인화한 '라 멜로디' 역할을 맡았다. 한국인 무용수가 BBL의 공연에서 '라 멜로디'를 맡는 것은 김기민이 처음이다.

그는 공연 무대에 놓인 테이블 위에서 춤을 선보이며, 다른 무용수들은 김기민을 둘러싸고 군무를 펼칠 예정이다. 작품 해석에 열중하고 있다는 김기민은 자신을 둘러싼 단원들이 선사할 에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춤이 너무 힘들어서 BBL 단원에게 어떻게 끝까지 출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무대에서 군무들이 도와줄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며 "(테이블) 밑에서 밀어주는 힘을 받으며 춤을 춘다고 상상하니 오히려 기운을 받는 느낌이었다. 무용수뿐 아니라 관객까지 춤을 추게 하는 의식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작이 그냥 보면 쉬운데, BBL 단원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비밀의 열쇠'를 풀지 않으면 동작이 나오지 않는다"며 "비밀의 열쇠는 곧 발레단의 스타일인데, 그 비밀 열쇠를 풀고 김기민이라는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기민은 '볼레로'를 7∼8년 전부터 '꼭 한번 해봐야 하는 춤'으로 점찍어둔 상태였다. 러시아 관객들도 '김기민표 볼레로'를 가장 보고 싶은 작품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볼레로'는 저와 (저를 지도한) 블라디미르 킴 선생님이 공동으로 가진 꿈이었다"며 "그간 이 작품에 출연하려 해도 연이 닿지 않았는데, 어쩌면 지금이 적절한 시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기민은 이번 공연을 통해 베자르의 작품이 꾸준히 국내에서 공연되기를 바랐다. 무용수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베자르의 작품을 반드시 관람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작품에 나온다는 이유로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베자르 작품이 공연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며 "베자르는 20세기 이후부터 지금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큰 유산을 남겨준 안무가다. 베자르의 작품을 자주 불렀다면 한국에 또 다른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자르 발레 로잔 공연 포스터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1년 마린스키에 입단한 이래 2015년부터 최고등급인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인 김기민은 이날 후배 무용수들을 향한 칭찬과 쓴소리도 남겼다.

그는 후배 무용수들이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탄탄한 기본기를 지닌 만큼 자신감을 갖되,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에 몰두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기민은 "한국 무용수들이 기본기가 튼튼한데, 콩쿠르에 나가서 다른 무용수들과 (신체 조건을)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에서도 우리 무용수의 전체적인 조화로움을 알아보고 있으니 자부심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를 응원하는 한국 팬들에게는 감사한 마음과 함께 최선을 다해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볼레로' 무대에서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저는 무대에서 늘 200%를 다해요. 이것보다 열심히 집중해서 할 수 있을까, 의심해 본 적 없어요. 남은 연습 기간에 완벽함을 더 끌어내서 무대에 오르겠습니다."

15년 만에 내한하는 BBL의 공연은 오는 23∼26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볼레로'와 함께 '햄릿', '불새'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기민은 23일과 25일 '볼레로' 공연에만 출연한다.

발레리노 김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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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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