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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과 2020년, 오랜 기다림 끝에 이어진 두 비석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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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출토 비석 조각, 국립경주박물관서 전시로 소개

"광개토왕릉비와 서체 유사"…고구려? 신라? 건립 주체 주목

80여 년만에 이어진 비석 조각

(경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2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이 주최한 '경주 월성 서편 수습 비편 전문가 포럼'에서 공개된 월성 출토 비석 조각 2점 모습. 2026.4.13

ye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020년 12월 11일 경주 월성 일대를 발굴 조사하던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조사단은 비석 조각 하나를 찾았다.

계림에서 월성으로 들어가는 구간에서 흙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발견된 조각은 가장 넓은 부분을 기준으로 가로 16.47㎝, 세로 16.58㎝ 크기였고, 그 위에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유물의 시기와 맥락을 알 수 없는 이른바 '교란층'에서 나온 탓에 원래 비석이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조각에 남은 글자는

(경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2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이 주최한 '경주 월성 서편 수습 비편 전문가 포럼'에서 공개된 월성 출토 비석 조각 모습. 2026.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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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판독과 연구를 이어가던 조사단이 실마리를 잡은 건 2024년 8월이었다.

연구소에서 신라 사찰을 조사해 온 김동하 전문위원이 1937년 6월 월성 일대에서 수습돼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비석 조각을 떠올린 것이다.

해당 조각은 가로 13.62㎝, 세로 11.13㎝(가장 넓은 부분 기준) 크기로 뒷면에는 '소화(昭和) 12년', '서월성지'(西月城址), '최'(崔) 등의 글자가 남아있다.

연구소와 박물관이 두 비석 조각을 비교·조사한 결과, 파손 면이 정확하게 맞물렸고 각각 반쪽만 남아 있던 글자도 하나로 이어졌다.

비석 조각의 뒷모습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난 두 비석 조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보고에서 13일부터 선보이는 '83년 만에 만남, 경주 월성에서 찾은 비석 조각' 전시를 통해서다.

연구소와 박물관이 함께 준비한 전시는 1937년과 2020년 발견된 두 비석 조각과 함께 3차원(3D) 스캔 자료, 비석의 글자를 판독한 결과 등을 소개한다.

경주 남산에 분포하는 알칼리 화강암으로 만든 비석 조각의 면면을 볼 수 있다.

비편 판독과 서체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까지 비석에서 확인된 글자는 총 16자다.

이 가운데 '공'(貢), '백'(貢), '천'(天) 등 글자 일부가 파악됐는데, 해서가 아니라 예서체로 쓰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해서는 글씨를 흘려 쓰지 않고 정자로 반듯하게 쓴 글자체이고, 예서는 획이 복잡한 전서의 획을 간략화해 일상적으로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바꾼 서체를 일컫는다.

박물관 관계자는 "예서체는 고구려 비석에서 주로 확인되는 서체로, 광개토대왕릉비에 사용된 일부 글자와 유사성이 확인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석 조각이 출토된 배수로 모습

[국립경주박물관·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에서는 비석을 둘러싼 '궁금증'도 다룬다.

서로 다른 시기에 발견된 두 비석 조각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사실은 분명하나 비석을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지난 2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전문가 포럼에서는 서체가 광개토왕릉비와 유사한 점을 들어 5세기 고구려 비석의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신라사 연구자들은 두 비석 조각이 경주 월성에서 출토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체가 특정 시대나 국가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주 월성 서편 수습 비편 전문가 포럼'

(경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2월 11일 국립경주박물관 수묵당에서 열린 '경주 월성 서편 수습 비편 전문가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 모습. 앞줄 왼쪽에서 3번째부터 주보돈 경북대 사학과 명예교수,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 임승경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장. 2026.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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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경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장은 당시 포럼에서 "연구진이 매의 눈으로 찾아낸 성과"라며 "작은 유물이지만, 그 전파력과 파급 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연구소는 비석 조각의 조사 경위, 3D 스캔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탁본 자료 등 그간의 연구 성과를 담은 자료집을 '국가유산 지식이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김현희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과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히 유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풀리지 않은 역사적 질문을 관람객과 함께 나누는 자리"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7일까지.

전시 안내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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