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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심각' 인식 옅어져…'환경보다는 편리' 생각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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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환경인식조사 결과…"개인·사회 기후변화 영향 심각" 응답 비율 감소

"장기간 사회경제적 침체에 가시적 결과 없는 환경 담론에 피로감"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시작을 1주일여 앞둔 25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농민들이 고랭지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안반데기에서는 작년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작황이 매우 나빠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속출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국민 사이에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옅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보다 생활의 편리함이 우선이라는 생각은 20대와 남성을 중심으로 뚜렷이 늘어났다.

19일 한국환경연구원의 2025 국민환경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기후변화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3천8명)의 83.5%, '기후변화가 본인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심각하다'고 한 응답자는 57.9%였다.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지난해 감소했다.

기후변화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2022년 89.5%, 2023년 88.4%, 2024년 88.6% 등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전년 대비 5.1%포인트(p) 내려앉았다.

응답자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한 경우는 2022년 56.7%, 2023년 58.0%, 2024년 66.5%로 증가하다가 작년 전년에 견줘 8.6%포인트(p)나 줄었다.

응답자 본인에게 기후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물었을 때 '중요하다'라고 한 응답자 비율도 작년(79.3%)에 전년(83.7%)보다 4.4%p나 감소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 심각성과 중요도 인식을 종합해보면, 우리 국민의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다소 약화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국민환경인식조사에서 기후변화 심각성 관련 문항 응답 결과. [2025 국민환경인식조사 결과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조사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친환경적 행동을 우선한다'는 응답자는 54.2%, '솔직히 말해 생활 편리함이 우선이다'라고 한 응답자는 23.2%였다. '친환경이 우선'이라는 응답자는 2018년(70.5%)보다 16.3%p 급감한 반면, '편리함이 우선'이라는 응답자는 2018년(12.0%)보다 11.2%p 증가했다.

기후변화 심각성과 중요도 인식이 옅어진 점이 친환경 행동 실천 의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또 "다양한 이유가 존재할 수 있으나 물가 상승과 경기 불안, 높은 실업률 등 사회경제적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고 가시적 결과가 없는 환경 담론에 피로감이 늘어난 것이 친환경 행동 실천 의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친환경이 우선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남성(47.2%)보다는 여성(61.5%) 사이에서, 편리함이 우선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반대로 여성(17.6%)보다는 남성(28.7%) 사이에서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19∼29세)에서 친환경이 우선이라는 응답 비율이 38.3% 가장 낮았고 60∼69세(72.1%)에서 가장 높았다. 편리함이 우선이라는 응답 비율은 반대로 20대(36.2%)에서 최고, 60∼69세(11.3%)에서 최저였다.

2025년 국민환경인식조사에서 친환경 행동에 관한 문항 응답 결과. [2025 국민환경인식조사 결과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기후변화로 피해받을 대상을 고르는 문항에서는 선택지로 제시된 모든 대상의 '피해받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감소했다. 특히 '나와 가족' 등 응답자와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대상에 대해서 피해받을 것이라는 응답 감소율이 더 두드러졌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나는 피해서 갈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늘었다고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세대가 기후변화에 피해받을 것이라고 한 응답자가 88.3%로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은 전년보다 2.4%p 낮아졌다.

미래세대에 이어서는 '동물·식물종'(87.9%·전년보다 2.6%p 하락), '저소득 국가 국민'(84.5%·2.7%p 하락), '우리나라 국민(82.4%·3.4%p 하락)' 순으로 피해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전년 대비 피해받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의 하락 폭이 큰 대상은 '나 자신'(73.3%·5.3%p 하락), '나의 공동체'(75.1%·5.0%p 하락), '내 가족'(75.5%·4.6%p 하락) 등이었다.

'기후위기나 환경 재난 등 기후변화 심각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낀 감정'을 물었을 때는 '불안감'을 택한 응답자가 73.1%로 가장 많았고 '미안함'(64.5%)과 '분노감'(59.9%)이 그다음이었다.

8개 감정 선택지 중 '무관심'만 느낀다는 비율이 남성 응답자 사이(31.5%)에서 여성 응답자(24.1%)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기후변화 심각성을 들었을 때 미안함을 느꼈다는 경우는 여성 응답자는 71.2%, 남성은 58.0%로 13.2%p나 차이가 났다. 8개 감정 중 성별 격차가 가장 큰 것이었다.

2025년 국민환경인식조사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감정 문항 응답 결과. [2025 국민환경인식조사 결과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기후변화 원인 문항에 응답자 56.3%가 '인간 활동'(전적으로 인간 활동에 의한 것과 주로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을 꼽았지만 '자연적인 변화'(전적으로 자연적인 변화와 주로 자연적인 변화)를 고른 응답자도 24.8%에 달했다.

기후변화의 주원인이 인간 활동이라는 점이 충분한 과학적 검증으로 확립된 사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사에서 인간 활동이 원인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연구진은 짚었다.

기후변화로 가계 지출이 늘었다는 항목으로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냉난방비와 가스비 등 에너지 요금'(70.2%)이었다. 이어 식료품비(65.3%), 의료비(52.6%), '친환경 제품 구매비'(50.8%) 순이었다.

연구진은 "에너지와 식료품 등 생필품 중심 지출 증가는 기후 문제가 심화할수록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 주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환경인식조사는 2012년부터 매해 시행됐으며 환경 관련 조사로는 유일하게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2025년 조사는 9월 24일부터 10월 15일 사이 전국 만 19∼69세 남녀 3천8명을 대상으로 웹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무작위 추출 전제 시 95% 신뢰수준에서 ±1.8%p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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