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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얘기는 왜 싸움이 될까…"서로 다른 '위험' 보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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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그레이 책 '나와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

보수·진보 단체 대규모 장외집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국민 대다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으로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꼽는다. 정치 얘기를 했다가 분노에 찬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친한 사이에도 정치 이슈는 금기어가 되곤 한다.

정치 성향이 다른 이들 사이의 성숙한 대화는 정말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도덕심리학 분야 석학인 커트 그레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가 쓴 책 '나와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원제 'Outraged')는 일상에서 느끼는 우리의 분노, 정치 성향의 차이로 인한 분열과 갈등 등이 모두 '위험'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그로 인한 도덕성 판단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을 위해 저자는 우선 인류의 진화 역사부터 살펴본다.

현재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지만, 먼 옛날의 인류는 사냥꾼보다 사냥감에 가까운 피식자 처지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수백만 년에 걸쳐 위험을 감지하고 달아나도록 진화하면서 위험을 예민하게 경계하는 본성을 지니게 됐고, 포식자로서의 '파괴'보다는 피식자로서의 '보호' 동기가 더 강하게 자리잡았다.

우리를 위협하는 물리적인 포식자가 사라진 지금도 예민한 위험 인식은 여전히 남았다. 위험으로부터 자기 자신과 가족,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도덕성이 형성됐다. 우리의 도덕 감각을 자극하는 일을 누군가가 저지르면 분노하고 응징에 나서기도 한다.

무엇이 가장 위험한지, 위험으로부터 시급히 보호해야 할 '약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가령 낙태를 놓고 태아에 가해지는 위험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임신부를 더 취약한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이민자들이 자국에서 겪는 고난에 더 주목하는 사람이 있고, 이민자들로 인해 원주민들이 겪을 수 있는 피해를 더 무겁게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

요컨대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모두 위험으로부터 자신이나 가족, 사회를 보호하려는 것이며, 단지 그들이 보는 '위험'과 '약자'가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서로 다른 판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팩트'를 강조하는 것으로는 타협점을 찾을 수 없다.

바람직한 건 나와 도덕적 신념이나 정치 성향이 정반대인 사람들 역시 위험하고 해로운 걸 걱정하고 있다는 이해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자신이 보기에 부도덕한 일을 옳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면 '저 사람은 무엇을 위험하고 해롭다고 느끼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283쪽)

구체적으로 서로의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분열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총기 규제에 대한 토론 실험에서 찬반론자들 모두 서로의 피해 경험을 공유할 때 상대의 주장이 더 합리적이라고 느끼고 더 존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위험을 감지하는 인간의 본성, 피해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도덕적 판단, 고통받은 경험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우리 모두의 공통점"이라며 "인간의 도덕적 판단이 어떻게 나오는지 이해하면, 화를 덜 내며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사. 제효영 옮김. 556쪽.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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