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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1푼, 은 15푼 넣고"…경주 선방사 역사 품은 탑지석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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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발견 100년 만에 신라미술관 상설 전시로 소개

수리 기록·승려 명단 등 60자로 새겨…황룡사 터 유물 93점도 눈길

'선방사 탑지석' 전시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938년 3월 '조선' 제274호에는 구로다 간이치(黑田幹一)라는 인물이 쓴 한 편의 논문이 실렸다.

'신라시대의 금은(金銀)에 대하여'라는 글은 네모난 형태의 돌을 언급했다.

사진과 탁본으로 소개한 유물은 탑지(塔誌). 탑지는 탑의 건립 사유, 건축과 관련한 내용과 관련 인물을 상세히 밝힌 기록을 뜻한다.

그 속에는 경주 남산 선방곡에 있었던 사찰, 선방사(禪房寺)의 역사가 있었다.

"건부(乾符) 6년 기해년 5월 15일에 선방사의 탑을 수리한 기록이다. 불사리(佛舍利)는 23〈과〉이고, 금 1푼을 혜중이 넣고, 은 15푼을 도여가 넣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 고대 사료 데이터베이스(DB) 국역문 중에서)

선방사 탑지석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학계에서 문자 자료로만 알려졌던 '선방사 탑지석' 실물이 박물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926년 경주에서 발견된 지 정확히 100년 만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불교 문화의 흐름과 특징을 소개하는 전시관인 '신라미술관'에서 선방사 탑지석을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선방사는 경주 남산의 여러 사찰 중에서도 관련 기록이 거의 없다.

1980년대 발굴 조사를 통해 동·서 두 탑의 흔적이 확인됐는데, 과거 선방사가 있었던 자리로 추정되는 일대에는 현재 삼불사라는 절이 존재한다.

불교조각실에 새롭게 전시한 나한상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공개하는 탑지석은 선방사의 탑 안에 봉안됐던 지석이다.

7세기 신라 불상 조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보물 '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인근에서 발견됐는데, 총 4면에 걸쳐 60자가 새겨져 있다.

명문에 나오는 '건부 6년'이라는 연호는 당나라 희종(재위 873∼888) 때 사용하던 것으로, 879년 즉 헌강왕(재위 875∼886) 5년에 해당한다.

당시 탑을 수리했다는 사실, 금과 은 공양물을 봉안한 내용, 불사에 참여한 승려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힌 기록이다.

불교사원실 전시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물관 관계자는 "9세기 후반 신라의 조탑(탑을 조성한다는 의미) 신앙과 사리장엄 의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선방사 탑지석 실물이 나온 건 의미가 크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2004년 펴낸 '경주남산' 정밀 학술 조사 보고서는 유물 소장처와 관련, '재일본(在日本), 소재 불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탑지석은 발견 이후 '경주 고적' 유물로 분류돼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왔으며, 2010년대 후반 국내 박물관 소장품 통합 검색 누리집 'e뮤지엄'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전시한 황룡사지 출토품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황룡사지 발굴 50주년을 맞아 '황룡사 목탑 사리장엄구'(가제) 전시를 준비하던 신명희 학예연구사는 수장고를 여러 차례 조사하며 탑지석 실물을 확인해 수장고 밖으로 꺼냈다.

이와 함께 황룡사 건물터, 회랑 터 등에서 출토된 불교 공예품과 사찰 생활용구 등 93점의 유물도 새롭게 공개했다.

신라 최대의 사찰로 여겨지는 황룡사의 사찰 운영,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흔적이다.

박물관 측은 "기존 특별전이나 학술 보고서를 통해 부분적으로 선보인 적은 있으나 상설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과 만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주 선방곡 유적 및 유물 현황

2004년 발간된 '경주남산' 정밀 학술 조사 보고서 일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야외 전시장에서 소개하던 나한상 또한 불교조각실 안으로 자리를 옮겼고, 경주 석장사 터에서 출토된 벽돌도 오랜만에 전시로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새롭게 발굴·발견되는 신라 문화유산을 꾸준히 공개하고, 신라 문화의 깊이와 가치를 충실히 전달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올해 프랑스, 중국에서도 신라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5월에는 파리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서 '신라' 특별전을 공동 개최하며, 9월에는 중국 상하이박물관에서도 전시를 선보인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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