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임명…전문성 논란
"정부서 공연예술 경영 의지 있나" 공연계 비판 목소리
장동직 정동극장 이사장 임명·이원존 콘진원장 하마평도
최휘영(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서승만 신임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를 임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문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조기용 기자 = 코미디언 출신 서승만 씨가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논란이 불붙는 모양새다.
문체부는 10일 서승만 씨를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에 임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이사의 임기는 3년이다.
서승만 신임 대표이사가 이끌게 된 국립정동극장은 한국 최초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 복원을 이념으로 우리나라 전통공연 예술작품의 제작·공연과 국내외 교류를 위해 1997년에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이번 인사에 공연예술계에서는 서승만 체제의 국립정동극장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게 쏟아지고 있다.
1982년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그는 방송, 공연 연출, 극장 운영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문체부는 그를 공연예술·콘텐츠 기획가라고 소개했지만, 국립정동극장을 이끌 만큼의 전문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서 대표이사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공개 지지를 이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 대한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연극영화과 A 교수는 이번 인사에 대해 "국립정동극장은 문화공연예술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맡는 게 맞다. 그래야 예술적 프로그램이 취지에 맞게 목표화 될 수 있다"며 "서승만씨가 개인적 역량이 없는 건 아니지만, 비전문가가 극장장이 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공연평론가 B씨는 "이 정부에서 과연 기초 예술을 포함해 공연예술 경영의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동극장은 동시대적 화두와 현재 살아 움직여야할 전통 예술이 어떤 형태인지 고민하면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승만씨가 해온 제작 경험을 두고 전문가라고 말하면 공연예술계에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비판은 서 대표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문체부는 지난 2월 배우 장동직을 국립정동극장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모델로 데뷔한 장 이사장은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한 중견 배우다.
그러나 그의 임명 사실이 알려진 뒤, 공연예술 기관을 이끌 전문성과의 연관성을 두고 의문이 잇따랐다.
장 이사장 역시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바 있어,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정치적 해석도 자연스레 더해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배우 이원종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웹툰·게임 등 문화 콘텐츠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콘진원은 조현래 전 원장이 2024년 9월 퇴임한 뒤 아직 후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때부터 지지 유세에 참여해 온 이원종이 지난 2월 콘진원 원장 후보자 면접 심사에 올랐단 사실이 전해진 바 있다. 당시 논란 속에 이원종을 비롯한 면접자 5명이 모두 탈락해 원장 재공모에 들어갔다.
B씨는 "선거 캠프에 있던 사람이라도 능력이 있으면 임명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인사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성뿐 아니다. 논란이 있는 인물을 수장에 앉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6일 선임된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서울시오페라단장 재임 시절 발생한 성악가 故 안영재씨의 사고와 관련해 책임론이 제기된 바 있다.
2023년 3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시오페라단 '마술피리' 공연 리허설 중 구조물 충돌 사고로 인해 안영재씨가 사지마비 판정을 받았고, 결국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와 관련해 '예술인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 '공공극장안전대책촉구연극인모임', '예술인연대', '연극집단 공외', '소년의서' 등은 성명을 내고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며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영재님에게
책임을 돌리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멈추고 책임있는 자세로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산하 기관장 공석이 장기간 이어졌던 문체부는 최근 여러 단체 수장을 임명하며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잇단 인사를 둘러싸고 전문성과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남은 인사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A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문화예술에 대해 폭넓고, 전문성 있는 인사를 해주길 바란다. 현재는 K-콘텐츠를 수출한다는 정부 취지에도 맞지 않는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