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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운전해도 사람 책임”… 자율주행차 시대 ‘보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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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경제]

레벨2 사고 늘지만 과거 기준 유지

현행법에선 ‘운전자 책임’이 원칙

미국·유럽, 보험 관련 법 개정 속도

“합리적 기준·보험료 체계 마련해야”

자율주행 기능을 켠 상태에서 차량 사고가 나면 책임은 누구 몫일까.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을 유지했으니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지만, 현재 국내 법·보험 체계는 여전히 ‘운전자 책임’을 전제로 한다. 정부 주도로 자율주행 상용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도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을 나누는 법과 제도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다가올 자율주행차 시대에 보험을 둘러싼 딜레마는 어떤 식으로 해소해 나갈 수 있을까.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자율주행 기능은 레벨2 수준이고, 현행 자동차보험의 뼈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맞춰 설계돼 있다. 이 법은 사고 발생 시 운전자를 기본 책임 주체로 둔다. 자율주행 기능 작동 여부는 사후 분쟁 과정에서 고려되는 요소로 다루고 있다.

일부 보험사가 ‘자율주행 특약’을 내놓긴 했지만, 특정 차종·법인·실증사업에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입 실익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운전자가 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한 채 운전해도 사고가 나면 일단 운전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는 달라지지 않는다. 보험료 할인 요건으로 인정하는 것도 개별 보조 기능일 뿐, 이를 통합한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은 할인 요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일반 운전자가 가입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레벨 0부터 5까지 총 6단계로 나뉜다. 레벨 0은 자동화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상태이고 레벨 1, 2는 시스템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이다. 통상 시스템이 운전의 주도권을 쥐는 레벨 3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이 시작된다고 본다.

본격 상용화가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율주행 관련 사고는 증가 추세다. 국내 자율주행차 사고는 2022년 7건, 2023년 27건, 2024년 31건, 2025년 9월 기준 47건으로 점차 늘었다. 신호체계가 복잡하거나 예외 상황이 많은 구간에 사고가 집중됐다. 자율주행 모드 운행 중 발생한 사고는 전체의 약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 모든 상황에 완벽히 대응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자율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험 상품은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자율주행 기능이 사고를 줄이는지 여부에 대한 장기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가, 사고 책임 구조도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특약은 현재 ‘실험용’에 가깝다.

반면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데이터가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미국 보험사 레모네이드는 최근 테슬라의 감독형 자율주행 소프트웨어(FSD)를 켠 상태로 주행할 경우 마일당 보험료를 최대 50% 할인해주는 상품을 내놨다. 장기간 축적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모드를 켜면 사고 위험이 사람 운전자보다 낮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관련 위험도를 평가하고 보험료에 반영하기 시작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아직 자율주행 주행 데이터와 사고 정보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 보험료 할인이나 전용 상품 출시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다.

국내 보험사들은 부족한 데이터를 메우기 위해 정부의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에 참여하길 희망했다. 정부는 2027년 인공지능(AI) 기반 레벨 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광주 등 도시 단위에서 자율주행 실증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K자율주행 협력모델’을 통해 완성차·통신·보험사가 함께 데이터를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번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지원할 보험사로는 삼성화재가 선정됐다.

해외에선 레벨 3·4 상용화에 맞춰 법과 제도를 손보고 있다. 독일은 2021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레벨4 자율주행차의 정규 운행을 허용하면서, ‘데이터 기록장치 의무화’ 등을 통해 사고 책임을 따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영국은 2024년 제정한 자율주행차법에서 자율주행 모드 사고 시 운전자의 형사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은 자율주행 사고 시 엄격한 리콜 권고나 운행중지 명령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최근 미국 법원은 테슬라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 사고에서 테슬라가 약 3500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차량 제조사는 자율주행 레벨3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차세대 G90 모델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3분기 출시 예정이다. 레벨3에선 시스템이 주행을 맡고 운전자는 필요할 때 개입하는 구조라 사고 발생 시 운전자·제조사·보험사 간 책임 분담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행 법체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뿐 아니라 국회에서 본격적인 입법 논의 또한 아직이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보험법제연구실장은 ‘자율주행차 보험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차 특성에 부합하는 합리적 보상 기준과 보험료 부과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율과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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