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옳은 길 따르라 의의 길을’ 516장(통26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태복음 5장 13~16절
말씀 : 예수님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향해 너희는 빛이고 소금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선언입니다. 설득이나 설명 역시 아닙니다. 소금이란 이것이고 빛이란 저것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빛이다” “소금이다”라고 선언합니다. 예수님의 선언은 누군가의 질문에서 비롯한 대답입니다. 그 선언을 근거로 추측해본다면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체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면 됩니까.’
마태 공동체는 자신을 늘 확인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던 사람들에게 배교자 취급을 당해야 했으니까요. 그들은 같은 유대인들에게는 율법을 어긴 이단으로, 유대를 통치하던 로마에게는 없는 이처럼 취급당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소수였기 때문입니다. 안으로는 박해를 받고 바깥으로는 배제를 당했습니다. 그러니 자신들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잘못된 땅에 서 있는 건 아닌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린 건 아닌지 물어야 했습니다. 유대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이 맞는지’를 물어야 했고 로마라는 제국에 대해서는 ‘우리는 있으나 마나 한 집단이 아닐까’를 물어야 했습니다.
예수님의 선언은 내면에 숨은 질문과 의심, 회의와 비관에 대한 대답입니다. 다시 말해 ‘소금이며 빛’이라는 선언에는 자신들이 하나님의 백성에서 탈락한 게 아니라는 믿음과 확신, 선언이 들어있던 것이죠. 우리야말로 ‘하나님의 뜻을 지키고 보존하는 정통’이라는 위로와 격려 등이 저 선언 속에 들어있던 것입니다. 그러니 주류에 섞이지 못해 가난하고 쫓겨나서 애통하고, 의를 위해 핍박받아도 복이 있다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이 가르침은 윤리적인 교훈이 아니라 상처받은 공동체가 함께 고백하는 정체성 선언인 것이죠.
그런 그들을 향해 예수님은 드러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니, 숨을 수 없고 숨길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 상처받은 공동체를 산 위의 마을이라 부릅니다. ‘쫓겨난 게 아닐까’ ‘실패한 게 아닐까’라고 스스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공동체를 산 위에 있어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너희는 율법을 어겼으니 이단이며 율법 파괴자가 아니냐’ 하며 비난하는 이들에게 교회는 말합니다. 교회는 율법을 부수기 위해 나타난 공동체가 아니라고요. 오히려 우리는 율법을 완수하기를 바란다고요. 이 말은 어떤 바리새인처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목록을 더 잘 만들어 지키겠다는 게 아닙니다. 말씀을 달리 이해하겠다는 뜻입니다. 목록을 만들어 지키느냐 마느냐를 의로움으로 여기지 않고 마음과 태도와 생각과 언어와 삶을 더 나은 의로 여기겠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목록 지키기보다 더 나은 의입니다.
그리스도파는 법을 더 잘 준수하는 이들이 아닙니다. 안식일을 더 잘 지키고 손을 더 잘 씻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안식일 법을 어겨 안식을 지키고 정결법을 어겨 정결함을 선언합니다. 율법이 내쫓은 사람들을 하나님 안으로 불러옵니다. 그렇게 교회는 도드라집니다. 그리스도파는 도드라진 탓에 드러나고 결코 숨길 수 없습니다. 예수가 나타나고 나타내듯 우리도 나타납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 가정이 더 나은 의를 좇아 살게 해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박만희 목사(함께걷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