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인 복음주의 신앙 공동체 ‘엘람 미니스트리’ 이메일 인터뷰
이란 적신월사 소속 직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돼 짙은 연기를 뿜어내는 테헤란의 유류 저장창고 인근에서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머리 위로는 미사일이 쏟아지고 거리엔 검문소가 성벽처럼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지하교회 문턱을 넘는 발길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전쟁의 공포가 이란 전역을 짓누르는 시간, 역설적이게도 이란 교회는 성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엘람 미니스트리 이메일 인터뷰 재구성)
이란인들의 복음주의 신앙 공동체인 ‘엘람 미니스트리(엘람)’가 보내온 편지에는 폭격 속에서도 복음의 결실을 보고 있는 이란 기독교인들의 일상이 담겨 있었다.
국민일보는 31일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엘람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엘람은 인터넷 사용이 원활치 않은 이란에서 인편 등으로 간간이 전해지는 지하교회 소식을 모아 전해왔다.
엘람에 따르면 비밀리에 모이는 이란 지하교회에서 전쟁 이후 교인이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란 신앙 공동체는 여전히 모여 교제하고 기도하는 걸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사일 공격 위험뿐 아니라 정부 통제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어둠 속의 빛이 되고 있어요. 한 지하교회는 전쟁 전 9명이던 교인이 21명으로 늘었습니다.”
폭격이 심한 A도시에 사는 크리스천 부부는 피란 대신 이웃 곁에 남는 선택을 했다.
“연일 미사일이 떨어지는 도시의 한 지하교회 리더인 파르빈과 아흐마드(가명) 부부는 우리(엘람)의 피란 권유를 정중히 거절한 뒤 현지에 남았습니다. 파르빈은 ‘기독교인으로서 이곳에 남아 이웃을 돕고 싶다. 그리고 상황이 허락한다면 복음도 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현재 부부는 이웃에게 음식을 담은 꾸러미를 전하고 있다. 엘람은 “부부는 최근 장애 아동을 홀로 키우는 어머니에게 음식을 전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면서 “그 어머니가 ‘새로운 달은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며 눈물지었는데 파르빈 부부는 어머니를 위로하며 복음의 소망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란 내 기독교는 1세기 때부터 존재했다. 아르메니아 사도교회가 수 세기 동안 활동했으며 18세기 독일 모라비안형제단 소속 크리스티안 프리드리히 랑게와 하인리히 요아힘 뮐러 선교사가 이란에 파송되면서 개신교가 뿌리내렸다. 1979년 이슬람혁명 전까지 43개의 교회가 있었지만 혁명 직후 박해로 폐쇄됐다.
이후 이란 전역에는 지하교회가 생겨났으며 적지 않은 무슬림이 개종하는 복음의 결실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산하 세계기독교연구센터가 펴낸 ‘글로벌 크리스채너티’는 이란 지하교회 교인을 최대 100만명까지 추산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10만명 수준에 그친다고 발표했다.
엘람은 “이란 국민은 수시로 떨어지는 미사일로 인한 공포와 트라우마, 인터넷 차단으로 인한 단절, 치솟는 물가 등으로 고난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이란의 교회는 살아있고 하나님이 영광을 보여주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쟁 완화와 민간인 보호, 이란의 자유,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빛을 비추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