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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의원회, '의대증원 비대위' 구성 여부 긴급 투표
김교웅 의장 "전공의들 불신 커…집행부 견제할 것"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김교웅(가운데)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28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정심교 기자
전공의·의대생을 중심으로 정부의 의대증원책을 막아내지 못한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쏟아졌지만, 대의원들은 현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 결과에서다.
28일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임총)를 열고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된 긴급현안 보고 및 대처방안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된 비상대책위위원회 설치의 건에 대해 투표했다. 투표 결과, 재석 대의원 125명 가운데 찬성 24표, 반대 97표, 기권 4표로 이들 안건은 부결됐다.
이날 4시30분부터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임총 직후,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 구성안은 비록 부결됐지만, 현 집행부에 대한 전공의들의 분노는 컸다"며 "부결된 건 새 힘(비대위 체제)을 키우기보다는 의사 전체가 하나로 힘을 뭉치자는 의견의 표현이라고 해석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택우 호에 대한 의협 회원들의 신뢰가 두터워서라기보단, 새로운 대정부 투쟁 세력을 만드는 게 현재로선 비효율적이란 판단이 앞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의협은 이날 대의원총회에서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된 긴급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을 논의했다. 2026.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대의원회에 따르면 이날 임총에서 전공의들은 "이미 24·25학번 의대생 수가 더블링 사태인데, 여기서 증원하면 27년도 교육은 안 된다", "정부가 연 668명씩 증원하면 의대생 교육, 전공의 수련 모두 안 될 것", "의대정원을 지방에서 늘린다는데, 지방 의대에 교수가 부족하다", "교육 환경부터 개선해야 하지, 당장 정원부터 늘리는 건 안 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 의장은 "비록 이번 안건은 부결됐지만 (전공의들의 불만이 쏟아진 만큼) 대의원회는 집행부를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의료의 미래와 직결된 의대 증원이라는 폭풍을 막지 못한 결과에 대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집행부를 한 번 더 믿어달라'고 대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이어 "집행부는 과거 '2000명 대규모 증원' 같은 최악의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채널을 동원해 전력을 다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의대정원 발표 결과는 의협 14만 회원들의 눈높이와 기대에 온전히 미치지 못했다. 그 부족함에 대한 회원 여러분의 실망과 매서운 질책을 집행부로써 무겁게 통감하며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월10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김은식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부회장은 김 회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총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있다. 2026.02.28.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그는 내부 메신저를 통해 "의대 증원이 전공의와 학생들의 뜻과 다르게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김택우 회장과 의협 집행부는 어떤 계획도 없고 그저 위기만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행동만 하는 데 급급해 하고 있다"며 "무능한 줄 알면 물러날 줄 알아야 함에도 뻔뻔하게 자리보전에 매달리는 김택우 회장과 집행부는 반성하고 모두 사퇴하라"고 말했다.
의료계 한 인사는 "의협 집행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면서도 "다만 비대위 체제로 간다고 달라질 수 있을지, 대응 방법 등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많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 회장은 새롭게 가동될 의정협의체를 통해 정부 정책 추진 저지를 약속했다. 그는 "숫자에 매몰된 무리한 증원은 결국 교육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집행부는 당장 닥쳐올 의학교육의 파행을 막기 위해 지금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의정협의체를 새로 꾸리고 가동해 필수의료·기피과 적정 보상,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면허취소법 등 악법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의협은 이날 대의원총회에서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된 긴급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을 논의했다. 2026.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또 김 회장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위해 △군의관·공중보건의 복무기간 단축 △더블링으로 인한 부실 교육 방지대책 마련 △본과 3학년 국시 문제 해결 △전공의 복귀 시 수련 연속성 보장 등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도 다짐했다.
김 회장은 의료계의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서로 다른 의견과 목소리가 있더라도, 의료의 미래를 지키려는 마음은 우리 모두가 한결같을 거라고 믿는다"며 "심기일전해 앞으로 남은 과제들에 집중할 것을 약속드린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계의 굳건한 결집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