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한국방송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30대 주부 A씨는 3.1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급히 장을 봤다. 냉이, 달래 대신 봄동을 듬뿍 넣고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을 봄동비빔밥 재료 마련을 위해서다.
A씨는 “요즘 요리 좀 한다는 인플루언서들 SNS을 보면 모두 봄동비빔밥 인증샷이나 영상으로 넘쳐나더라”며 “연둣빛 봄동이 수북이 올라간 비쥬얼도 그렇고, 먹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아 따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업계와 SNS를 중심으로 ‘봄동비빔밥’이 계절 메뉴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비빔밥이 고명 위주라면, 봄동비빔밥은 초록색 한 톤으로 통일된 플레이팅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반숙 계란이나 들기름을 더해 ‘건강식 한 끼’ 이미지를 강화했다.
봄동은 겨울에 심는 배추로 매년 이맘때쯤 겉절이로 많이 먹는 채소다. 전남 진도, 완도, 해남 등 서남해안이 주산지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확한다. 일반 배추와 달리 잎이 겹쳐 속이 차오르지 않고 꽃처럼 퍼진 형태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배추보다 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강한 편이다.
최근 이 봄동이 더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인 강호동이 2008년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봄동 겉절이를 비벼 먹으며 “고기보다 맛있네요”라고 말한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면서 이목을 사로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를 강타한 두쫀쿠 열풍이 사그라드는 시점 SNS를 중심으로 봄동비빔밥이 해시태그가 급증했다”며 “마침 제철 식재료로 건강식을 찾고, 합리적 소비를 하려는 수요와 잘 맞물물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썸트렌드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봄동’ 언급량은 지난달 말 약 200건 수준에서 최근 700건까지 늘었다. 구글 트렌드의 ‘봄동비빔밥’ 검색어 관심도 추이 역시 이달 들어 꾸준히 늘더니 지난 26일로 100을 찍었다. 구글트렌드는 검색 관심도를 수치화한 지표로 100에 가까울수록 검색량이 많음을 의미한다.
대형마트 등에서 봄동 매출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24일 봄동배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2.6% 늘었다.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서는 봄동이 조기 품절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는 협력업체 계약산지 물량 조기 소진이 예상되면서 시장에서 대부분 수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25일 일주일간 B마트 봄동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800%가량 증가했다.
수요가 급증하자 봄동 가격은 최근 오름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유통정보에 따르면 가락시장에서 이날 기준 봄동배추는 보통 등급 15kg 한 상자당 평균 3만815원으로 전년 동일 대비 13.5% 올랐다. 지난 11일 같은 등급의 봄동 가격은 5만 237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봄동배추 도매가격이 최근 이례적으로 상승한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3월이 되면 막바지 물량들이 밀려 들고, 날씨가 따뜩해지면 하락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