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중국계 플랫폼으로의 이용자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다만 시장 판도 자체를 흔들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7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앱 설치 건수 1위는 중국 쇼핑 플랫폼(C커머스) 테무가 차지했다. 테무는 74만9320건의 신규 설치를 기록하며 2월(67만913건)에 이어 두 달 연속 1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36만9020건의 신규 설치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중국 쇼핑 플랫폼들이 내세운 초저가 상품과 공격적인 무료배송 정책이 신규 고객 유입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플랫폼 중에서는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지난달 신규 앱 설치 건수로 67만4100건을 기록, 2위를 차지해 체면을 지켰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탈쿠팡’으로 주춤한 사이 C커머스가 그 틈을 파고들었다”며 “특히 테무가 초저가 상품과 무료배송 정책을 앞세워 신규 이용자를 빠른 속도로 확보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쿠팡’ 흐름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말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일시적인 흐름일 뿐 오히려 실제 플랫폼을 결제하며, 재구매하는 고객층은 다시 쿠팡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3503만명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2위권인 11번가(815만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777만명), G마켓(681만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전으로 결제 추정금액 등이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쿠팡의 MAU는 개인정보 유출 공식 발표 이후 지난 1월 3401만명, 2월 3364만명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3월 석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쿠팡의 같은 달 결제 추정금액도 5조7136억원으로 전월 대비 12% 늘어 유출 사건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테무와 알리가 초저가를 내세워 ‘신규 설치’에서는 강했을지 모르나 ‘실사용’과 ‘재구매’는 다른 문제”라며 “쿠팡의 로켓배송과 무료반품 경험을 완벽히 대체하는 대항마를 찾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고 말했다.
변수는 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들이 확실히 대체 플랫폼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층에서는 초저가를 제공하는 테무와 알리 등의 플랫폼에 대해 ‘일단 써보자’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쿠팡의 성 개선 여부도 변수다. 최근 글로벌 물류망을 기반으로 ‘적자 감수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테무, 알리 등을 상대하려면 마케팅 비용 등을 과감히 써야하는 상황이지만 현재의 쿠팡으로서는 그러한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지출 비용과 함께 기존 무료배송과 반품 정책을 유지해야하는 부담이 쿠팡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49조1197억원, 영업이익 679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쿠팡이지만 영업이익률은 1.38%로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0.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최근 무료 배송의 문턱을 높이기로 하면서 또 다른 이탈자 발생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틈을 타 C커머스들이 침투하고 있지만, 또 전체 시장 판도까지 바꿀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