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오는 13일부터 새로운 차량 판매방식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를 도입한다. 딜러사마다 달랐던 재고와 가격을 본사가 통합 관리해 소비자가 전국 어디서든 동일한 조건으로 벤츠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9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간담회를 열고 기존 딜러별 가격·재고 차이에 따른 불편을 줄이고, 판매 중심이던 전시장을 고객 경험 중심 거점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판매방식이 적용됨에 따라, 앞으로는 출고 시점이 아니라 계약 시점과 출고 시점 중 더 유리한 조건을 적용받는 구조가 된다. 박지성 벤츠코리아 RoF 프로세스 총괄 부장은 “이제부터는 원 프라이스 베스트 프라이스로 누구나 같은 견적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국 벤츠코리아 디지털·마케팅·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 [사진 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상국 벤츠코리아 디지털·마케팅·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도 “계약 이후 출고 시점에 프로모션이 더 좋아지면 그 조건이 반영되고, 반대로 프로모션이 사라져도 계약 당시 혜택은 유지된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 4월에 차량 계약을 하고 7월에 출고를 받게 되더라도 4~7월 중 할인 프로모션이 가장 큰 달의 할인폭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모델별로 동일한 가격이 적용되면서 계약·출고 절차도 크게 바뀔 예정이다. 먼저, 더 큰 할인율을 적용받기 위해 타 지역에서 구매하는 ‘원정 계약’이 사라질 전망이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차량 가격과 정보를 확인한 뒤 원하는 전시장을 선택해 상담과 시승을 진행하고, 계약은 딜러사가 아니라 벤츠코리아 법인과 직접 체결하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인도 시점에 맞춰 차량을 매칭하겠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제시됐다. 박 부장은 “고객이 5월에 차를 원하면 5월에 준비되는 차를, 7월에 원하면 7월에 준비되는 차를 연결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상국 부사장도 “계약 순서대로 무조건 출고하는 기존 관행과 달리,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차를 드리는 콘셉트”라고 밝혔다.
박지성 벤츠코리아 RoF 프로세스 총괄 부장 [사진 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 같은 변화로 딜러 역할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역할 축소가 아니라 전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11개 공식 딜러사는 앞으로 가격 협상보다 상담, 시승, 인도, 맞춤형 응대에 집중하는 ‘고객 경험 매니저’ 성격이 강화된다.
재고와 데모 차량은 본사 소유로 관리돼 딜러의 운영 부담은 줄고, 중앙집중식 계약·결제 프로세스로 업무 효율은 높아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벤츠코리아는 2023년부터 새로운 판매방식에 관한 시스템 구축, 운영 안정화, 교육을 진행해 왔으며, 독일·영국·스웨덴 등 해외 도입 시장에서도 고객 만족도와 가격 투명성, 서비스 일관성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가격 정찰제로 딜러사 할인 경쟁이 줄면 소비자 혜택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벤츠코리아는 “딜러사 자율에 맡겼던 할인 정책을 본사가 관리하게 되며, 차량 수급 현황에 맞춘 할인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매력적인 최고의 가격으로 제공하게 되는 것이지 할인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계약 시 금융 선택은 딜러 재량”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차량 가격이 모두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단일 가격 적용 여부와 차량 가격 수준은 별개의 문제”라며 “새로운 판매 모델에서는 모델별 단일 가격 제공을 통해 고객에게 완전한 가격 투명성을 제공하지만, 각 모델의 가격 자체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벤츠가 별도로 결정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