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A, 미래차 포럼서 촉구
국내 전기차 등록 100만대
중국산 점유율 34%로 급증
R&D·설비투자 위주 지원서
생산량 따른 비용공제 시급
BYD '씨라이언7'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누적 100만대를 돌파하며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안방 시장 주도권은 BYD 등 중국산에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도입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미래차 경쟁 시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따른 국내 생산 기반 위축을 경고했다.
KAIA에 따르면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중 중국산 점유율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로 불과 3년 새 급격히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75%에서 57.2%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 국산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126.1% 성장하는 동안 중국산 전기차 증가율은 286.1%로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고유가 여파로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지만 내실은 낙관적이지 않은 셈이다.
안방 시장의 위기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된다. 중국 자동차 내수 판매는 최고 정점을 찍었던 2017년 2888만대에서 지난해 2730만대 수준으로 줄어들며 부진을 겪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106만대에서 710만대까지 약 7배 급증하는 등 내수 정체를 해외 시장 공략으로 돌파하려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신에너지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생산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 2142만대 중 1663만대로 77.6%에 달한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산 전기차는 이미 가격 경쟁력에서 내연기관차를 앞질렀을 뿐 아니라 품질 격차까지 빠르게 좁히며 우리 업계의 경쟁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에 더해 BYD, 지커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물량 공세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비상은 현실이 됐다. BYD는 국내 판매 11개월 만에 누적 1만대를 돌파하며 수입차 업계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업계는 중국의 파상 공세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국내 생산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연구개발(R&D)과 투자 중심 지원을 넘어 실제 생산량과 가동률에 비례해 혜택을 주는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등 실질적인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정대진 KAIA 회장은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 벌이는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완성차 생산 기반이 약화하면 부품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과 제조업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역시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긴밀히 연결된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세액 공제 도입이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