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서울아산병원 공동 연구팀
백금민감성 난소암 재발 환자 44명 대상
PARP 억제제·베바시주맙 병용 효과 입증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연구진이 표적항암제를 쓰다 난소암이 재발한 환자의 생존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세암병원은 이정윤 부인암센터 교수와 조현웅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PARP 억제제를 사용하다가 재발한 백금민감성 난소암 환자에게 기존 약제와 항혈관신생 표적치료제인 ‘베바시주맙’을 병용 투여한 결과 암 진행이 억제돼 환자 생존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PARP 억제제는 암세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유전자 정보(DNA)의 복구 자체를 차단하는 기전의 표적 항암 치료제다. 현재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 등이 개발돼 난소암 등에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다. 문제는 상당수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내성을 갖게 돼 결국 암이 재발한다는 점이다. PARP 억제제 치료 이후 재발한 경우 후속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낮아 새로운 전략이 절실했다.
이정윤(왼쪽)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교수, 조현웅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 제공=각 병원
최근에는 암세포에 저산소 상태를 유도하면서 새로운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의 ‘베바시주맙’ 병용 요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베바시주맙이 암세포를 저산소 상태로 만들면 DNA 복구 기능이 약화되는데, 이때 DNA 복구를 차단하는 PARP 억제제의 효과가 더욱 강화된다. 두 약제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해 항암 효과를 높이는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PARP 억제제 사용 후 재발한 난소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니라파립과 베바시주맙을 병용 투여하고 치료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약 30명(68%)이 6개월 무진행 생존기간을 달성했다. 치료제 투여 후 6개월 동안 암세포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또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11.5개월의 무진행 생존기간(중앙값)을 보였다. 기존 PARP 억제제만을 재투여했을 때 무진행 생존기간이 약 4개월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개선된 결과다.
특히 직전 항암치료에서 완전관해(CR)를 보였거나 백금계 항암제에 장기간 반응을 유지했던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3등급 이상의 심한 이상반응은 27.3%로 대부분 용량 조절 등을 통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존에도 PARP 억제제와 베바시주맙 병용 효과에 대한 가능성은 제기됐지만 PARP 억제제 치료 이후 재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 교수는 “PARP 억제제 치료 후 재발한 환자에게 새로운 유지요법 선택지를 제시한 연구”라며 “백금계 항암제에 잘 반응했던 환자군에서 병용 전략의 임상적 가치가 높다는 근거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암의 DNA 복구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을 임상적으로 재확인한 결과”라며 “환자 특성에 따른 정밀 치료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준 연구”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KGOG)가 주도하고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주요 기관이 참여한 임상 2상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헬시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