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
무증상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12년 추적 관찰
NEJM에 교신저자로서 세 번째 논문 게재 성과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고령의 대표적 심장질환인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에서 증상이 없어도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초창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강덕현 심장내과 교수팀이 무증상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10년 이상 생존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해 세계 임상 의사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소개됐다고 27일 밝혔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이 노화 때문에 석회화돼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질환이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환자 3명 중 1명은 아무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표준 치료법은 손상된 판막을 기계판막 혹은 조직판막 등의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대동맥판막치환술’이다. 다만 증상이 없는 경우 최적의 수술 시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라 합병증 위험이 높다 보니 주의 깊게 관찰만 하다가,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시행하는 보존적인 진료 방침이 권고됐던 실정이다.
강 교수팀은 2019년 ‘증상이 없어도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심혈관 사망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연구를 NEJM에 처음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선 2010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판막 입구가 0.75㎠ 이하로 좁아진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145명을 조기에 수술을 받은 73명과 보존적 치료를 받은 72명으로 나눈 뒤 추적 관찰했다. 조기 수술군은 진단 후 2개월 이내에, 보존적 치료군은 관찰 기간 중 증상이 나타나면 대동맥판막치환술을 받았다.
평균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 사망 또는 심혈관 사망 발생률이 지켜보다가 수술한 보존적 치료군에서 24%인 반면 조기 수술군에서는 3%로 큰 차이를 보였다. 모든 원인에 의한 전체 사망률도 보존적 치료군에서 32%, 조기 수술군에서 15% 발생해 절반가량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역시 보존적 치료군에서 19% 발생한 데 반해 조기 수술군에서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로써 강 교수는 2012년 심내막염 연구 이후 NEJM에 교신저자로서 세 번째 논문을 게재했다. NEJM은 전 세계 치료 지침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최고 권위의 의학논문 저널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열 번째로, 국내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강 교수는 “중증 대동맥판막환자들은 증상이 없는 기간에도 판막 협착이 악화되면서 심장이 손상돼 급사 위험이 증가한다”며 “증상이 없어도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받았다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