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국내 디저트 시장 유행 주기 점점 빨라지는데
혈당스파이크, 혈액순환 방해·근골격계 악영향
무릎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적인 회복 어려워
고지방·고당분 섭취 자제 등 관절염 예방 노력 필요
세븐일레븐의 ‘버터떡’ 시리즈. 사진 제공=세븐일레븐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버터떡이 새로운 디저트 트렌드로 떠올랐다. 베이커리와 카페 등이 앞다퉈 관련 메뉴를 출시하면서 버터떡은 배달앱은 물론 소셜미디어(SNS)에서 가장 뜨거운 검색어가 됐다. 젤리를 얼려 먹는 이른바 ‘얼먹젤리’가 급부상하면서 디저트 유행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모양새다.
일터일침
디저트 유행의 파급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버터떡은 중국 상하이 전통 간식 황요녠가오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다.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을 섞은 반죽에 우유와 버터를 넣어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을 살렸다. 유행이 확산하자 대형마트에선 핵심 재료인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 이상 급증했다. 유통업계도 관련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유행에 편승하는 모습이다. 한 국내 커피브랜드는 버터떡과 유사한 디저트를 출시한 지 일주일 만에 전체 디저트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콤한 디저트 열풍 뒤에는 간과하기 쉬운 건강 문제가 숨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전 세계 주요 보건당국은 당류 섭취를 하루 총에너지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단순한 체중 관리 차원의 조언이 아니다. 과도한 당 섭취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한다. 나아가 인슐린 과다 분비로 인한 췌장 부담을 키우고 당뇨병·고혈압·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잦은 혈당 스파이크로 인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무릎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무릎 관절염 유병률은 당뇨가 없는 사람보다 1.26배 높았고, 고혈압 환자는 1.19배 더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연구진은 당뇨병 또는 고혈압으로 인해 혈류 순환이 저하되면 무릎 연골로 가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감소돼 관절 퇴행이 가속된다고 분석했다. 한 번 손상된 무릎 연골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무릎 관절염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등 비수술 치료법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로 무릎 관절염 증상을 호전시킨다. 무릎 관절염에 대한 침 치료 효과는 자생한방병원이 국제학술지 최신의학연구(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으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침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보다 무릎 수술률이 약 3.5배 낮았다. 또한 침 치료를 포함한 한의통합치료 후 모든 평가 지표에서 긍정적 변화가 관찰됐다.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평균 통증숫자평가척도(NRS)는 치료 전 중등도 수준인 6.1에서 치료 후 경미한 수준인 3.6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무릎 통증과 뻣뻣함으로 인한 활동의 어려움을 평가하는 척도인 골관절염지수(WOMAC)는 치료 전 53.67에서 치료 후 38.97로 개선됐다. NRS와 WOMAC는 숫자가 클수록 각각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릎 질환을 예방하려면 전문적인 치료 못지않게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무릎은 몸의 하중을 고스란히 감당하는 관절인 만큼, 고지방·고당분 식사를 줄이고 채소 섭취를 늘리는 식단 조절이 필수적이다. 식후 가벼운 산책으로 혈류 순환을 돕고 걷기·수영 등 무릎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달콤한 디저트 유행을 즐기는 것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두쫀쿠가 버터떡, 얼먹젤리로 이어지듯, 유행은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로 찾아온다. 잠시 왔다 가는 유행과 달리, 한 번 손상된 무릎 연골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유행을 쫓는 즐거움도 좋지만 건강한 몸을 위해 달콤함의 양을 스스로 조절해보는 것은 어떨까.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노원자생한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