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멕시코 북부에서 이른바 ‘비타민 수액(비타민 드립)’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보건당국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를 목적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이용되는 시술과 유사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안전성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 엘 파이스 등 현지 언론과 보건당국에 따르면, 소노라주 에르모시요의 한 개인 병원에서 비타민 수액을 맞은 환자들 가운데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9명으로 이 중 6명이 숨졌고 1명은 중태, 2명은 치료 후 퇴원한 상태다.
문제가 된 시술은 ‘비타민 드립’으로 불리는 정맥주사 요법이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혼합해 정맥으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피로 회복·디톡스·숙취 해소·시차 적응 등을 목적으로 일부 의료기관과 클리닉에서 시행돼 왔다.
보건당국은 해당 환자들이 모두 같은 의사가 처방·혼합·투여한 수액을 맞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병원의 65세 의사 헤수스 막시미아노는 기성 제품이 아닌 환자 상태에 맞춘 이른바 ‘칵테일 수액’을 직접 제조해 투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해당 병원은 폐쇄됐으며, 의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수액 샘플은 멕시코시티로 보내져 연방 위생당국의 정밀 분석을 받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현지에서는 세균 감염에 따른 패혈증과 다발성 장기부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시술 이후 어지럼증, 구토, 실신 등 이상 증세를 보였고 일부는 심각한 출혈과 장기 손상까지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환자에서는 급성 패혈증이나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과 유사한 증상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초기 조사에서 수액 오염, 비위생적 조제 과정, 부적절한 약물 혼합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맥 주사 형태의 비타민 요법은 의료적 필요성이 제한적인 데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 이후 멕시코 보건부는 해당 클리닉을 폐쇄하고 관련 제품에 대한 긴급 회수에 착수했다. 동시에 유사한 시술을 제공하는 다른 의료시설에 대한 점검도 확대하고 있으며, 허가되지 않은 시설에서의 시술을 피할 것을 시민들에게 권고했다. 또한 제품 유통 경로를 추적해 전국 단위 안전 점검도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멕시코에서 빠르게 확산된 ‘웰니스(health·beauty) 시술’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비타민 수액 요법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전문가들은 “의료 행위와 미용 시술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관리·감독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해당 의료진과 시설 운영자에 대한 형사 책임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