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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멀쩡한 가슴을 잘라냈을까…안젤리나 졸리의 선택[건강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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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아름 고려대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여성암 1위 ‘유방암’…5~10%는 유전자 변이 때문

유방암·난소암 등 가족력 있으면 유전자 검사 필요

BRCA 유전자 변이 확인 땐 다양한 예방 전략 고려

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국내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6년부터 여성 암 발생 순위 1로 올라섰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여성 암 신규 발생자 13만 7487명 중 유방암 환자는 2만 9715명(21.6%)으로 가장 많았다. 유방암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을 비롯해 여성호르몬 노출, 생활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 출산 경험이 없거나 적은 여성일수록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져 유방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팁

유방암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산발성, 가족성, 유전성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5~10%를 차지하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특정 유전자 변이 때문에 발생한다. BRCA1·2 유전자가 대표적이다. BRCA 유전자는 본래 손상된 DNA를 복구하고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억제하는 종양 억제 유전자로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DNA 복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결과 돌연변이가 축적되고 암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유전성 유방암은 발병 연령이 상대적으로 젊고 양측성 또는 다발성인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여성의 유방암 평생 위험도는 13.1% 수준이지만,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에 병적 변이가 있으면 그 위험이 35~72%까지 증가한다. 난소암 발생 위험 역시 최대 44%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BRCA 유전자 변이는 약 300~800명 중 1명꼴로 발견된다. 부모 중 한 명이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때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 정도다. 유방암은 주로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드물게 남성에게도 발생한다. 성별과 관계없이 남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남성도 BRCA 변이가 있으면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 유방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치료 계획을 수립하려면 유전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40세 이전 유방암 진단 △양측 유방암 진단 △유방암과 난소암 동시 진단 △남성 유방암 진단 △가족 중 BRCA 변이 보유자 존재 △젊은 나이에 유방암·난소암·췌장암·전립선암 등을 진단받은 가족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으로 간주해 유전자 검사가 권장된다. BRCA 유전자에 병적 변이가 확인되면 다양한 예방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타목시펜 등 항호르몬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는 유방암 발생 위험을 약 50~62%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경구피임약은 난소암 발생 위험을 약 45~6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적 유방 절제술과 난소난관 절제술은 각각 유방암을 최대 95%, 난소암을 85% 예방할 수 있다.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을 지닌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검사로 BRCA1 돌연변이를 발견하고 예방 차원에서 양쪽 유방에 이어 난소와 난관까지 절제하는 선택을 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BRCA 검사 및 예방적 수술이 증가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다만 건강한 장기를 제거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상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정기 검진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40세 이후 유방암 검진을 시작하라고 권고하지만, BRCA 변이 보유자라면 25세부터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유방 초음파 등을 포함한 정밀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이다.

유방암 치료의 기본 원칙은 어떤 유형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암이 발생한 부위를 수술로 직접 제거하거나 방사선 치료로 병변을 제어하는 국소치료 또는 항암 화학요법, 표적치료, 면역치료, 호르몬 치료와 같은 전신 치료를 시도한다. BRCA 변이가 있는 환자는 PARP 억제제와 같은 표적치료제에 더 높은 반응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유전성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관리하면 충분히 통제 가능한 질환이다. 검사를 통해 BRCA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개인의 위험도에 맞는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RCA 변이 보유자는 변이가 없는 유방암 환자에 비해 반대쪽 유방에서도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치료 이후에도 체계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임아름 고려대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사진 제공=고려대안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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