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제약사들이 탈모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경구제(먹는 약)의 복약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제형을 바꾸는 한편, 남성호르몬 억제와 다른 기전의 혁신 신약에도 도전 중이다.
1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탈모 시장이 지난해부터 연평균 8.7% 성장해 2030년 16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치료 방식은 의약품 치료가 98.8%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수요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원형탈모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억4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젊은 환자도 늘면서 남성 40%가 35세까지 일정 수준의 탈모를 경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 판도를 주도할만한 제품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종근당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앞세우고 있다. 종근당의 '두타스테리드' 성분 주사 제형 탈모 치료제 ‘CKD-843’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CKD-843은 3개월에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되고 있어, 기존 매일 먹는 약에 비해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대웅제약도 주사제로 투약 주기 연장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인벤티지랩과 '피나스테리드' 기반 장기지속형(1~3개월) 주사제 ‘IVL3001’을 공동 개발 중이다.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에 임상 2상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이번 임상은 성인 남성 안드로겐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IVL3001의 유효성, 약동·약력학적 특성(PK/PD)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공개, 평행 설계 방식의 2상 시험이다.
기전 자체를 바꾸는 혁신 신약 개발도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은 탈모 치료 후보물질 ‘JW0061’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JW0061은 두피에 바르는 외용제로 개발 중이며, 모낭 줄기세포에 발현되는 GFRA1 수용체에 작용하는 방식이다.
신약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라이선스(판권) 확보를 통해 상업화 전략을 택한 회사도 있다.
스프레이 제형 피나스테리드 탈모약 ‘핀쥬베스프레이’의 국내 판권은 휴온스와 보령이 나눠 갖고 있다. 휴온스는 의원급 중심 유통·영업을, 보령은 종합병원 및 의원급 내과 등 영업망을 맡고 있다. 핀쥬베스프레이는 피부과 의약품 전문 글로벌 제약사 알미랄에서 개발한 탈모치료제다. 성인 남성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처방되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경구용이 아닌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해 탈모 부위에 직접 분무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이 정복되면서 남은 건 탈모와 치매(알츠하이머)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면서 "비만치료제로 일라이 일리, 노보 노디스크 등이 일약 글로벌 빅파마로 떠오른 것처럼 탈모치료제로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