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보상 빌미로 파업 예고
생산 멈추면 신뢰 실추 위기
납기 지연에 향후 수주 영향
후지필름 CDMO 시설 확대
글로벌 시장 입지 약화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법적 판단과 파업 예고 일정이 맞물리며 중대 분수령을 앞두고 있다. 노조가 역대급 실적을 근거로 파격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갈등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산업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판단 '주목'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판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이 지난 9일 진행된 가운데, 법원 결정이 임박하면서 노조의 파업 실행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파업 동력이 약화될 수 있지만 기각될 경우 노조 측 행동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4월 말 예정된 노조 집회도 주요 변수다. 노조는 이미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높은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상태다. 가장 큰 분기점은 5월 1일로 예고된 전면 파업이다.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창사 이후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갈등은 협상 국면을 넘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이처럼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업계에서는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생산 공정이 24시간 연속 운영된다. 파업으로 공정이 중단될 경우 배양 중인 의약품 폐기와 납기 지연 등 직접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신약 개발이 장기간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산업인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은 파트너 선정 시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파업으로 생산 불확실성이 부각될 경우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커지면 경쟁력 약화 우려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평균 14% 인상과 전 직원 3000만원 격려금 등 파격적인 보상안도 논쟁의 핵심이다. 단기적으로는 임직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보일 수 있지만, 회사가 현재 송도 바이오캠퍼스 확장과 해외 생산 거점 확보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비 투자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잉여현금흐름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인건비 부담까지 동시에 확대될 경우 향후 임직원에게 돌아갈 성과 보상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노사 협상이 본격화된 이후 약 3개월 사이 주가는 약 1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 등 성에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노사 갈등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들이 일정 부분 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가치와 재무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경쟁 환경 역시 변수다. CDMO 시장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항체의약품 생산시설 확장을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론자 역시 CDMO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경우,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수성에 따른 윤리적 논쟁도 잠재적 변수다. 의약품 생산 차질은 환자 치료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 윤리와 직업적 책임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와 산업 신뢰를 고려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