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민주당 의원실
18일 전기차 충전기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토론회
GS차지비, 1400명 대상 조사
보급 넘어 품질 문제 부상
사진=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전기차 충전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충전기 고장’을 주요 불편으로 꼽았다는 조사 결과가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현장에서는 충전기 수 확대보다 운영·품질 개선이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정부의 설치 보조금 일부를 유지보수 예산으로 편성해 기설치된 충전기들이 보다 더 잘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기차 충전기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다. 박 의원은 "사용자가 실제로 충전기를 찾아가고 결제하고 이용하는 전 과정에서 겪는 불편은 전기차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전기차 시대 안착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정 주체의 책임을 따지기보다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발제에서는 실제 이용자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인 GS차지비가 지난해 전기차 이용자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겪는 주요 불편은 △충전기 고장(52.7%) △충전기 수 부족(47.0%) △불편한 위치(29.1%) △충전 속도 저하(27.4%) △결제 오류(21.3%) △긴 대기시간(13.3%) 순으로 나타났다. 김정욱 GS차지비 대표는 "충전기의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현장의 운영 문제와 책임 구조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인 이볼루션의 조현민 대표도 충전기의 질적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충전기 고장 문제가 가장 큰 불편으로 나타난 데 대해 "고장 이후 즉각적인 유지·보수가 이뤄지지 않는 운영 문제는 신뢰를 무너뜨리는 핵심 요인"이라며 "운영 품질을 정책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충전기 운영 허점을 사업자들의 태만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종진 현대자동차 EV충전인프라팀 팀장은 "현재 국내 충전 사업 구조는 고치면 손해인 적자 구조에 갇혀 있다"며 "많은 사업자들이 한전의 높은 기본 요금과 낮은 가동률 때문에 충전기를 유지보수 할 예산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충전기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 설치보조금에서 운영보조금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제안했다.
공동주택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둘러싼 갈등 해소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2024년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전기차는 위험한 것 아니냐’는 인식이 퍼졌다. 전기차 충전구역 설정 시 일반차량의 주차공간이 줄어드는 점도 입주민 간 갈등이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태봉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교육위원은 "소수 입주민의 차량을 위해 관리비가 오르는 데 그에 비해 관리인력이 부족해 안전관리업무 수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기술과 인프라를 넘어 이용 경험과 문화까지 포함해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전 구역은 '충전할 때만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자리 잡는다면 불필요한 갈등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며 "결국 제도뿐 아니라 이용자 인식과 문화의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