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BTS 컴백 공연
전 세계 아미(BTS 팬) 서울로 몰려
2~3박 체류형 여행 수요 높아
업계, 굿즈·체험형 상품으로 모객 나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둔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 응원봉(아미봉)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연 보러 왔다가 도시를 소비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앞두고 서울 전역이 거대한 '콘서트 투어리즘' 무대로 재편되고 있다. 단일 공연을 넘어 쇼핑, 숙박, 체험으로 이어지는 소비 흐름이 형성되면서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여행 패턴이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한 전광판에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BTS 컴백 공연에는 최대 26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 전부터 이미 전 세계 팬들이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
이번 공연이 특별한 것은 방한 수요가 지난해에 이어 확대되는 흐름 위에 올라탔기 때문.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874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비롯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이 방한 수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올 1월 방한객도 전년 대비 13.3% 급증했다. BTS 컴백 공연은 방한 여행 심리를 더욱 자극할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번 컴백 공연의 경제 규모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고 있다. 김유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관련 보고서에서 보수적 추산을 전제로 방탄소년단의 이번 컴백 매출을 2조9000억원으로 잡았다. 앨범 600만장, 투어 모객 600만명, 평균 티켓 가격 30만원, 굿즈상품 평균구매가격 14만원 등을 가정한 수치다.
여기에 관광효과를 더하면 규모는 한층 커진다. 앞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2년 '포스트 코로나' 시기 BTS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정상적으로 열 경우 1회당 경제적 파급 효과가 최대 1조220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두 수치를 합산하면 BTS 컴백의 총 경제효과는 최소 3조원을 넘긴다. 일각에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테일러노믹스'에 빗댄 'BTS노믹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주목할 점은 팬들의 이동 동선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쇼핑, 숙박, 체험형 공간 방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공연 발표 이후 서울 숙박 검색량이 급증했다.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BTS의 광화문 공연이 공식화된 지난 1월20일 이후 3주간 서울 숙박 검색량은 직전 3주 대비 85% 급증했다. 특히 전체 검색의 55% 이상이 3박 이상 숙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게 아닌 머무는 여행지로 택한 것이다.
방탄소년단 한정판 굿즈 5종. 사진=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업계는 '숙박'을 넘어 '경험'을 판매로 모객에 나섰다.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는 하이브와 직접 협업해 전 세계 100명 한정 'BTS THE CITY 리미티드 머치 컬렉션'을 포함한 객실 패키지를 출시했고, BTS가 전 세계에 소개한 다양한 한식 메뉴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특별 한정 메뉴 등을 선보인다. 파라다이스시티는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을 나타내는 여권 케이스, 배스 타월, 더스트백, 객실 슬리퍼, 웰컴 카드로 구성된 한정판 굿즈 5종을 제작, 객실패키지 이용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아리랑'을 키워드로 한국 전통 간식과 아트 키링을 담은 한정판 기프트 세트를 내놨다. 단순 객실 판매에서 '팬 경험 패키지'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11층 K-웨이브(WAVE) 존. 사진=신용현 기자
유통업계도 변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K-러브 페스티벌'(K-Love Festival)을 열고 명동점 11층 K-웨이브(WAVE) 존에 BTS 완전체 화보·BT21 굿즈·모형 인형을 대거 투입했다. 공연 발표 이후 해당 매장의 BTS 굿즈 매출은 전주 대비 190% 급증했고, 팬들이 가장 많이 몰린 날은 3배 이상 뛰었다는 설명이다. 인천공항점엔 BTS 상징색인 보라색 풍선 연출까지 등장했다. 단순 할인 행사가 아니라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공공 부문도 움직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BTS 복귀 공연을 계기로 오는 20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국립문화기관 5곳과 연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BTS 공연을 세계에 'K-컬처'를 알리는 축제의 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반가사유상', '달항아리' 등 멤버들의 관심사로 알려진 유물을 전시 해설사가 영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하이브와 협업해 박물관 소장 유물을 활용한 문화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광화문 일대에 글로벌 팬을 위한 체험 이벤트와 편의 서비스를 집중 배치했다. 공연 관람이 실제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역할이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더 큰 그림을 그린다.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춘 광화문이 영국 '애비로드'처럼 새로운 K팝 성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무대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는 한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체험하고 관련 상품 소비로 이어지는 형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BTS 컴백이 단순 공연 특수가 아닌 여행 트렌드 변화로 읽히는 이유다. 다만 지속성이 관건이다. 이 관계자는 "재방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