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식비 부담을 느끼는 시민들이 가성비 식당을 공유하는 사이트 '거지맵'이 관심을 받고 있다.
거지맵은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비교적 가격이 낮은 식당을 지도 형태로 정리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이 직접 식당 정보를 등록한 뒤 후기를 남기며 데이터를 채워가는 방식이다.
후기에 따라 순위도 매겨지는데, 현재 1위에 올라있는 돈가스 전문점의 돈가스 가격은 4000원이다. 그 외에도 떡볶이 1500원, 짬뽕 4900원 등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공유되고 있다. 서울에서도 외식 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강남, 여의도 등의 지역에서도 한끼에 1만원 이하의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거지맵의 시작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거지방'이었다. 거지방은 소비 지출을 공유하고 이를 평가하며 "함께 절약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과소비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거나 막을 수 있도록 권장하기도 한다.
거지방에는 절약하고자 마음먹은 사람들만 있다 보니 "커피 사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회사 탕비실에서만 먹어라" 등 현실적인 대안이 쏟아진다. 절약하는 일상을 공유하며 '무지출'을 위한 개인적인 팁을 전수하거나 방향성을 전하면서 서로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사진=거지맵 캡처
거지맵을 기획한 개발자 최성수 씨는 거지방의 일원이었고, 절약을 위해 정보를 시각화하고 싶어 거지맵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거지맵에 올라와 있는 정보들은 사용자들에 의해 광고 없이 자발적으로 업로드된 것들이다. '제보하기' 버튼을 누르고 상호명, 카테고리, 메뉴명, 가격 등만 적으면 간단히 등록할 수 있다. 31일 기준 서울 지역에만 300여개의 식당이 등록돼 있다.
플랫폼은 '사후 검증'만 수행한다. 예를 들어 8000원 이상 식당에 대한 제보가 있을 경우 가성비라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거지맵에서 삭제하는 식이다.
거지맵 측은 "최근 이해관계자에 의한 제보로 여겨지는 건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곳은 거지들의 집단지성과 참여를 통해 엄중한 평가가 이뤄지는 곳이다. 엄중한 평가를 기반으로 엄중한 철퇴를 내릴 예정이니, 불필요한 수고를 하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거지맵은 가성비 식당뿐 아니라 커뮤니티 기능을 갖춘 '거지방', 제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핫딜' 등의 카테고리를 운영하면서 저렴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20일 서비스가 시작된 후 11일 만인 30일 기준 거지맵의 누적 방문량은 4만5000건을 기록했다. 첫날 1200건이었던 일일 방문 수는 29일쯤엔 7633건으로 집계됐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거지맵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높아진 외식 물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은 김밥 1줄당 3800원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했을 때 7.4% 올랐고, 칼국수(9962원)는 같은 기간 가격이 5.3% 뛰었다. 삼계탕(1만8154원)과 냉면(1만2538원) 가격은 각각 4.7%, 3.5% 올랐다.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 등 절약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거지방, 거지맵과 같이 서로 절약하는 것을 독려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더욱 진화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