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당신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허상”

¬ìФ´ë지

로버트 새폴스키 지음,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며 산다고 믿는다. 오늘 아침 마신 아메리카노, 서점 매대에서 고심 끝에 집어 든 책 한 권, 그리고 지금 이 기사를 읽기로 한 결심까지.

이 모든 것은 나의 '자유의지'가 내린 결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 스탠퍼드대 교수는 신간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를 통해 서늘한 선언을 던진다. "당신의 자유의지는 환상이다."

새폴스키는 전작 <행동>에서 인간의 선과 악을 생물학의 언어로 설명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책은 그 논의를 한층 더 밀어붙인다.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마지막 보루처럼 여겨져 온 '자유의지' 자체를 정면으로 해체하는 작업이다.

과학과 철학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자유의지 논쟁에 대해 그는 "자유의지는 생물학적 착각"이라고 결론 내린다. 인간의 행동과 판단은 유전자와 뇌, 호르몬, 환경과 문화가 켜켜이 쌓인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는 순간조차 이미 뇌는 행동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책의 핵심 논거는 뇌과학과 신경생물학 연구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의식적으로 결정하기 전, 이미 뇌의 보조운동영역이 먼저 활성화된다는 실험 결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에 몇 시간 전의 허기, 최근의 경험, 호르몬 변화, 어린 시절의 환경까지 영향을 미친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태아기의 영양 상태와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문화까지 작용한다. 인간의 선택은 '지금 이 순간'의 결단이라기보다 시간의 층위가 축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새폴스키의 주장은 명확하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이 거대한 연쇄 고리 어디에도 '자유의지'가 끼어들 틈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몸과 마음은 통제할 수 없는 생물학과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이 상호작용한 결과"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유의지를 옹호하는 이들은 현대 물리학의 카오스 이론이나 창발적 복잡성,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을 근거로 '예측 불가능성'이 곧 '자유'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의 중반부를 할애해 이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그는 예측 불가능성이 곧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일지라도 여전히 자연법칙의 틀 안에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과학적 주장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함의를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데 있다. 만약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면 책임과 처벌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을까. 범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새폴스키는 인간의 행동을 개인의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생물학과 환경의 산물로 이해할 때 오히려 더 현실적인 사회 제도가 가능하다고 본다. 사법 시스템 역시 응보적 처벌보다 예방과 재활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도 같은 맥락에서 이어진다. 어떤 사람의 성공을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으로 설명하거나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태도는 과학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간의 성취 역시 타고난 조건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사회는 보다 공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다.

물론 자유의지가 없다는 결론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불편한 결론이 인간을 더 냉소적으로 만들기보다 오히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힐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과거 뇌전증이나 조현병을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생물학적 문제로 이해하게 되면서 처벌 대신 치료를 선택해 왔다. 인간 행동에 대한 과학적 이해 역시 같은 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과학과 심리학, 물리학, 역사와 사회학을 넘나드는 이 책은 쉽지 않은 주제를 비교적 평이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뉴욕 타임스는 "제인 구달에 코미디언을 섞은 문체"라고 평했을 정도다. 읽고 나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선택조차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면,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

¹ì‹ 2026´ëª…궁금˜ì‹ ê°€

지ê¸ë°”로 AI가 분석˜ëŠ” 가•교¬ì£¼ 리포¸ë 받아보세

´ëª… œë‚˜ë¦¬ì˜¤ •인˜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