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4막 오페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등 이탈리아 국민 정서가 반영된 음악이 대표적
장서문 연출, 이든 지휘, 한경아르떼필하모닉 반주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나부코> A팀 제네럴 리허설 장면 중 자카리아 역 베이스 전승현이 노래하고 있다. / 세종문화회관 제공.
왜 이 작품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출세작으로 유명한지 알기에 충분했다. 세계적 성악가들의 탁월한 가창과 매끈한 몸매의 남성 무용수들의 군무, 작품을 대표하는 음악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이 시작되기 직전, 영상을 통해 전개된 노예들의 고된 노동 장면은 수천년 전 바빌론에 끌려가 박해 받은 유대인이 느꼈을 고난의 정서를 생생히 전했다.
9일 개막하는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나부코>의 프레스콜이 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전막 시연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프레스콜은 공연의 B캐스팅(10일, 12일)이 무대에 올라 지휘자 이든이 이끈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반주로 두 시간에 걸쳐 선보였다. 이번 프로덕션은 오페라 연출가 장서문이 연출을 맡았다. 성서적 서사에 현대적 시각을 결합한 무대로 재해석됐다.
"등장인물들이 인간적 관계를 넘어 운명에 의해 변모하는 전개를 체스판 위 말의 움직임에 빗대어 시각적으로 구현했어요"
오페라 <나부코>의 연출을 맡은 오페라 연출가 장서문은 시연에 앞서 마이크를 들고 공연 콘셉트를 소개했다. 장 연출은 "비극적 운명으로 치닫는 이번 작품의 배경이 될 무대를 '타로 카드 10번(운명의 수레바퀴)에서 착안해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오페라 <나부코>의 페네나 역 메조소프라노 김선정과 안나 역 소프라노 김동연 / 세종문화회관 제공.
타이틀롤 나부코 역의 바리톤 최인식과 아비가일레 역 소프라노 최지은, 자카리아 역 베이스 임채준, 이스마엘레 역 테너 윤정수, 페네나 역 메조소프라노 임은경, 대제사장 역 베이스 한혜열, 안나 역 소프라노 신혜리가 출연해 4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모든 장면을 선보였다.
<나부코>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초기 대표작이다. 1842년 라 스칼라 극장 초연 이후 그의 이름을 유럽 전역에 알린 출세작이다. 바빌론 왕 나부코와 히브리 민족의 대립을 중심으로 권력과 신앙, 사랑과 복수, 광기와 회복이라는 극적 서사가 밀도 있게 전개된다.
서울시오페라단 <나부코>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장면 / 세종문화회관 제공.
특히 대규모 합창을 중심으로 한 군중 장면이 극의 중심을 이루며, 베르디 특유의 음악적 색채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특히, 3막에 등장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일컫는 '날아가라, 황금빛 날개를 타고(Va, pensiero, sull'ali dorate)'가 이 작품의 대표적 장면이다. 고향을 잃은 민족의 슬픔과 그리움을 담은 이 합창은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운동 시기 민족적 정서를 대변하는 음악으로 여겨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서울시오페라단 나부코 A팀 제네럴 리허설 중 나부코 역 바리톤 양준모 / 세종문화회관 제공.
이 작품은 총 4막으로 구성됐다. 막이 진행될수록 인물의 갈등과 정서적 변화가 단계적으로 드러난다.
1막에서는 바빌론 왕 나부코의 침공과 함께 히브리(유대인) 민족의 위기가 그려진다. 자카리아의 기도와 신앙이 극의 중심을 형성한다.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나부코>의 아비가일레 역, 소프라노 서선영 / 세종문화회관 제공.
2막에서는 아비가일레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며 권력욕과 내면의 상처가 폭발하며 극이 최고조에 이른다. 3막은 포로가 된 히브리 민족이 집단적 비애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통해 집약적으로 드러내 작품을 고조시킨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나부코> A팀 제네럴 리허설 / 세종문화회관 제공.
마지막 4막에서는 광기에 사로잡혔던 나부코가 이성을 되찾고 신 앞에 회개한다. 이때 나부코가 부르는 아리아 '유다의 신이여(Dio di Giuda)'는 인간의 참회를 담은 독백으로, 잔인한 폭군이 신앙을 고백하며 변모하는 장면이다.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나부코>의 한 장면 / 세종문화회관 제공.
9일과 11일 공연에 출연하는 A캐스팅은 나부코 역 바리톤 양준모와 아비가일레 역 소프라노 서선영, 자카리아 역 베이스 전승현, 이스마엘레 역 테너 이승묵, 페네나 역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대제사장 역 베이스 최공석, 안나 역 소프라노 김동연, 압달로 역 테너 김성진 등이 출연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의 <나부코>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나부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