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제2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모차르트와 영재들' 주제로 개최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관객이 많을 땐 떨리지 않고 관객이 적을 때 더 떨리는 것 같아요. 박수를 많이 주시면 왠지 긴장감이 풀려요." (열두 살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13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제2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다섯 살부터 바이올린을 켜고 곡을 썼다는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도 이렇게 당찼을까. 세계적인 콩쿠르를 휩쓸며 '바이올린 신동'으로 떠오른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12)는 13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제2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기자간담회에서 무대에 오르는 심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모차르트와 영재들'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실내악 축제에 참여한다. 지난해 안토닌 드보르자크 국제 청소년 라디오 콩쿠르 '콘체르티노 프라가'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고, 세계 정상이 모인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바이올린 실력을 뽐냈다.
이번 실내악 축제에선 김연아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이주언(15), 첼리스트 김정아(15), 클라리네티스트 이도영(14) 등 클래식계 샛별 7명이 선배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강동석 예술감독을 필두로 원년부터 빠짐없이 참여한 피아니스트 김영호, 비올리스트 김상진 등 총 82명의 연주자가 다채로운 실내악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와 함께 봄을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을 중심으로 무대를 준비했다. 모차르트의 현악 5중주 6곡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프랑스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생상스, 인상주의 대표 작곡가 드뷔시 등 프랑스 작곡가의 레퍼토리도 포함했다. 파울 유온, 테오도르 블루머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작곡가의 작품도 들을 수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제2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니스트 임효선,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강동석 예술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모차르트 작품이 가장 많이 편성된 날은 오는 25일이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현악 5중주 중 마지막에 완성된 곡, 스스로 최고 작품으로 꼽은 피아노와 관악을 위한 5중주 등이 연주된다. 다음 달 2일에는 김연아를 비롯해 10대 영재 연주자들이 선배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춘다. 김연아는 이날 피아니스트 홍소유와 함께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을 연주하고, 피아니스트 김영호, 첼리스트 문태국과 함께 멘델스존의 피아노 3중주 1번을 선보인다.
지휘자 없이 소규모 인원이 연주하는 실내악은 아티스트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배움의 장이다. 실제로 조성진, 김선욱, 손열음, 선우예권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무대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섰다. 강 감독은 "솔로 연주에만 매몰되면 시야가 좁아지기 쉽다"며 "실내악을 통해 곡을 유연하게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고 음악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강동석을 롤모델로 꼽은 김연아는 "이번 무대를 통해 다른 연주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다 같이 호흡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10년 뒤 꿈을 묻는 질문엔 제법 성숙한 답변이 돌아왔다. "제 선생님께서 스트라디바리우스(바이올린계의 명품)의 소리를 들려주셨는데 소리가 너무 좋았어요. 나중에는 꼭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해 음반도 내고,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총 13회의 공연으로 꾸려진 이번 실내악 축제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3 등 서울 공연장 곳곳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