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한 매장에서 모델이 연어회를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연어회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맛이 덜한 부위인 ‘혈합육’을 잘라내고 판매한다. 상품별 맛 편차를 줄이기 위해 일부 고급 일식당에서 쓰던 손질 공정을 도입한 것이다.
이마트는 이달부터 딥스킨 방식으로 손질한 연어회를 판매 중이다. 연어에서 혈합육을 제거한 뒤 파는 방식이다. 혈합육은 검붉은 색의 부위로 비린 미오글로빈 함량이 높아 향과 피 냄새가 강하다. 당연히 소비자 선호도가 낮다. 산화 속도도 빨라 쓴맛과 이취를 내고 식감과 색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연어라도 부위에 따라 맛과 식감 차이가 나는 게 이 혈합육 때문이다. 통상 시중에선 이 혈합육을 포함한 상태로 판매한다. 혈합육은 연어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부위라 제거할 경우 중량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수율 손실을 감수하고 딥스킨 공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연어 원가가 크게 올라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최근 노르웨이산 수입 연어 시세는 20% 이상 올랐다. 중동 지역 운송 차질과 고유가 영향이 맞물리며 항공 운임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어는 항공 운송 비중이 높다. 고환율 상황도 연어 수입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3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으며 노르웨이 크로네 환율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마진이 줄었지만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판매량이 크게 늘어 결과적으로 득이 됐다. 지난 2월 이마트 일부 점포에서 딥스킨 방식으로 손질한 연어를 시험 판매했는데, 상품을 내놓은 직후(지난 2~3월 기준) 연어회 매출이 약 20% 늘었다. 트레이더스에서도 연어회 구매 고객 수가 약 16% 증가했으며 재구매 비중도 기존보다 약 1.5배 커졌다. 이마트는 4월 초 열린 ‘랜더스 쇼핑 페스타’ 기간 동안 딥스킨 연어회 필렛을 반값으로 할인해 판매했는데, 행사 기간 3일 만에 준비 물량인 약 30톤(t)을 모두 팔았다. 공급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마트에 연어를 납품하는 업체 리로이와 신세계푸드가 많은 물량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혈합육 제거로 연어회 품질을 균일하게 만들고, 대형마트 연어회의 기준을 끌어올린 게 호응을 얻었다”라며 “수율 손실과 원가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상품 완성도를 높여 ‘어느 부위를 먹어도 같은 맛’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시장에서 연어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호텔과 일부 일식당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훈제 연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최근 연어회 대중화로 이어졌다. 초밥, 덮밥, 샐러드 등 활용할 수 있는 요리 폭이 넓어 인기다. 특히 소비자들이 디테일한 맛의 차이를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품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