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플로리다에서 열린 권투 경기에서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옆에서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고 있다. /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산음료가 암세포를 죽인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로 건강 효과가 있는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피플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의료보험서비스센터(CMS) 책임자로 지명된 메흐멧 오즈 박사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트리거드 위드 도널드 주니어(Triggered with Don Jr.)'에 출연해 "당신의 아버지는 탄산음료를 잔디에 부으면 잔디를 죽이기 때문에 몸에 좋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니까 몸속 암세포도 죽일 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오즈 박사는 "며칠 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탔는데 그에게 할 얘기가 있어서 들어갔더니 책상 위에 환타가 놓여 있었다"며 "제가 '농담하시는 거냐?'고 물으니, 그가 멋쩍게 웃으며 '이거 몸에 좋다. 농축 오렌지로 만든 환타는 갓 짜낸 것이기 때문에 몸에 나쁠 리 없다'고 하더라"면서 당시 일화를 전했다.
이에 도널드 주니어는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며 "내가 아는 80세 가까운 사람 중에 아버지처럼 에너지가 넘치고 기억력이 좋고 체력이 좋은 사람이 없다"고 동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산음료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특히 코카콜라의 은색 라벨 다이어트 콜라 애호가로 알려졌다. 백악관에서 처음 임기를 시작할 당시 책상에 빨간색 버튼을 달아 다이어트 콜라를 즉시 주문할 수 있도록 했고, 재취임했을 때에도 해당 버튼을 재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카콜라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를 축하하며 특별 제작된 8온스(약 237ml) 유리병으로 된 다이어트 콜라를 제작해 제임스 퀸시 회장 겸 CEO가 직접 선물로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형 프레드가 43세의 젊은 나이에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형의 영향으로 술, 담배, 마약 등은 손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진행됐던 아시아태평양 국가 정상회담 당시 특별 만찬에서도 건배를 위한 샴페인 잔을 들었지만, 이후에는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은색 라벨 다이어트 콜라만 마셨다.
스스로를 결벽증 환자라고 칭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설탕이 든 음료와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것을 건강을 중시하는 자신의 성향 일부라고 옹호해왔다. 오즈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고 싶지 않기에, 정크푸드를 먹지만 품질 관리가 철저한 대형 체인점에서 만든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6년 CNN의 앤더슨 쿠퍼와 인터뷰에서 "저는 아주 깔끔하고 청결을 좋아한다"며 "음식의 출처를 전혀 알 수 없는 곳에 가는 것보다 깨끗한 곳에 가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의학적으로는 근거가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공식 가이드라인에는 "많은 연구가 특정 식이 성분과 암 위험 사이의 관계를 조사해 왔다"며 "현재까지 다이어트 콜라를 포함한 탄산음료가 어떤 유형의 암을 치료, 완치 또는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탄산음료의 항암 효과가 없다고 못 박았다.
더불어 "설탕이 직접 암세포를 키우지는 않으나 과도한 섭취는 비만을 유발하며 비만은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식도암, 신장암, 췌장암 등 13가지 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 암협회(ACS)는 "설탕이 든 탄산음료는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높여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이는 암세포의 성장을 돕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지적하며 "특히 콜라의 인산 성분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여 골밀도를 낮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