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A '한국 영상콘텐츠산업의 경제적 기여 보고서'
지난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해 한국 영상콘텐츠산업이 약 24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직접 고용만 8만 명이 넘는 데다, 연관 산업까지 포함한 고용 파급효과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K컬처가 글로벌 주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관련 산업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문화자본을 형성하는 영화 시장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제작비 상승과 극장 관객 감소 등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향후 몇 년간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기여도가 소폭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임오경·김원이 더불어민주당,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연 ‘한국 영상콘텐츠 산업의 경제적 기여 보고서 발간 세미나’에선 이러한 내용이 담긴 미국영화협회(MPA)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MPA 의뢰로 영국 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지난해 국내 영화·방송·주문형비디오(VOD) 산업의 직접 효과와 공급망 및 가계 소비 유발효과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다. K콘텐츠 산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MPA는 월트디즈니, 파라마운트, 넷플릭스 등 할리우드 기반 글로벌 기업이 모인 단체로 한국 미디어 산업의 정책·투자 환경을 지속 분석해 오고 있다.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의 경제적 기여. MPA코리아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영상콘텐츠 산업은 지난해 한 해 동안 한국 국내총생산(GDP)에 24조800억원을 기여했다. 직접적인 운영 활동을 통해 7조7500억원을 창출했고, 콘텐츠 공급 등을 통해 연결되는 연관 산업을 통해 10조4400억원, 가계 소비 등에 따른 유발효과로 5조8800억원이 발생했다.
또 기업과 근로자의 세금 납부를 포함한 직접 세수 기여액이 4조5700억원으로 추산되는 등 간접·유발 효과까지 합친 전체 공공재정 기여 규모가 7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측면에서도 직접 고용이 8만5900명으로 집계됐다. 장비 대여, VFX(특수시각효과) 작업 등의 연관 활동으로 12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등 전체 고용 규모가 2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 고용 100명당 약 240개의 일자리가 추가 발생하는 구조로, 고용 승수가 3.4배를 기록했다. 손보영 MPA코리아 대표는 이날 세미나에서 “단순한 콘텐츠 제작을 넘어 다양한 산업 일자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K콘텐츠는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 등 한국적 감각을 가미한 작품들이 연달아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국내 경제성장을 이끌 잠재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38.3%가 ‘한류 콘텐츠를 접한 후’ 한국을 찾았다고 답할 만큼 관광시장 성장세에 기여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팝업존에서 저승사자 의상을 차려 입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스1
실제로 지난해 ‘케데헌’, ‘폭싹 속았수다’ 등의 흥행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이 역대 최다인 476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제주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로 한 ‘폭싹 속았수다’가 지난해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연말까지 제주해녀박물관의 외국인 방문객이 전년 대비 58% 증가하는 등 제주도 여행 수요를 키웠다는 평가다.
다만 산업 내부에선 성장 방향이 뚜렷하게 갈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포함된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그간 산업을 이끌어온 영화 부문은 정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영화부문의 직접 GDP 기여가 지난해 1조1700억원에서 2028년 1조14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직접 고용은 3만1300명에서 3만500명으로, 세수 기여 역시 7900억원에서 77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VOD시장의 직접 GDP기여 전망치는 지난해 9600억원에서 1조1190억원으로 증가했다.
MPA 관계자는 이날 세미나에서 “제작비 상승, 성 악화 등의 영향으로 한국 영화산업의 특징인 ‘중예산 영화’가 점차 축소되는 양상”이라며 “최근에는 정책 및 규제 불확실성이 산업 내 투자의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우 영화산업의 성장은 조율된 정책과 투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