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이 준비한 ‘팁 꾸러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동남아시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팁 문화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사소한 서비스에도 과한 팁을 주는 행동이 관행처럼 자리잡으면서 다른 여행객에게까지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베트남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인은 팁 주는 호구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원래 베트남은 한국처럼 팁 문화가 없는 나라인데, 관광지 마사지숍이나 액티비티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팁을 자주 주다 보니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글에는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을 다녀온 지인의 경험담도 소개됐다. 해당 지인은 마사지와 손톱 서비스, 바구니배 체험 등을 마친 뒤 이미 팁이 포함된 가격을 지불했음에도 직원이 차를 마시는 동안 옆에서 계속 서성거려 결국 팁을 주게 됐다고 전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현지에 없던 팁 문화를 한국인이 앞장서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이용자들은 “호이안에서 저렴한 마사지샵이었는데, 마사지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더라. 결국 팁을 주고 왔다”, “식당, 택시, 툭툭 안 줘도 되는 곳에까지 무분별하게 팁을 뿌리고 다녀서 다른 한국인에게도 요구하는 게 다반사”라고 말했다.
글에는 “동남아에만 가면 무슨 귀족이 된 듯 행동한다”, “한국에서는 공짜 서비스를 찾으면서 해외에 나가면 팁에 관대해진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인 관광객이 준비한 ‘팁 꾸러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같은 논란 속에 이른바 ‘팁 꾸러미’ 문화도 새롭게 도마에 올랐다. 일부 한국 여행객들은 현지 호텔이나 관광지 직원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소액의 현금과 작은 선물을 담은 꾸러미를 선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 여행객은 “마스크팩과 간식, 사탕 등이 들어 있는 꾸러미를 여러 개 준비해 현지 직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며 비닐 봉지에 각종 과자와 화장품을 담은 모습을 공개했다.
또다른 여행객도 “Thank you” 문구와 함께 마스크팩, 사탕, 간식, 한국식 티백, 약과, 모나카, 카라멜 땅콩 등 다양한 간식을 담은 꾸러미 사진을 공유하며 “호텔 체크아웃할 때마다 이렇게 만들어 두고 나온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불필요한 팁 문화를 만든다”는 비판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는 반응이 맞서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필리핀 갔다가 눈치 없이 팁 안 줬다고 봉변 당한 적 있다”, “바구니배 타고 내리려는데 다른팀이 다 팁을 주더라. 민망해서 저도 꺼냈다”라고 말했다.
반면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마사지샵은 그냥 5만동 정도 주는 게 마음 편하더라”, “본인이 서비스 만족했으면 주면 된다. 본인의 선택”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대부분 국가에서는 팁 문화가 보편적인 사회 관행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관광지의 마사지숍이나 액티비티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서 소액의 팁이 오가는 경우는 있지만 이를 일반적인 문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팁을 줄 경우 관광지에서는 관행처럼 인식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팁을 주지 않았다고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이 계속 팁을 줄 경우 일부 지역에서 관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