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알뜰주유소에 ‘가격 과다 인상 자제’ 요청
“기름값 과다 인상 시 사업권 박탈도 고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국내 기름값이 가파르게 치솟자, 정부가 유가 안정의 핵심 고리인 알뜰주유소를 대상으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섰다. 시장 가격 상승을 틈탄 과도한 이익 취득을 차단하고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를 강화한 모습이다.
서울 시내 한 알뜰주유소 모습. (사진 뉴시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전날 전국 알뜰 주유소에 ‘판매 가격 과다 인상 자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자를 발송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지난 2011년 기존 정유사 중심의 과점 구조를 깨고 시장 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주유소다.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류를 공급받는 구조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가를 유지해 주변 주유소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석유공사는 알뜰 주유소 사업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알뜰 주유소 수는 총 1318개소로 전체 주유소의 12.3%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석유공사에서 관리하는 직영 알뜰 주유소는 395개소다.
석유공사는 문자를 통해 “최근 일부 알뜰 주유소가 판매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가격 인상 폭이 현저히 높거나 과다 마진을 취하는 등 국가 정책에 부응하지 않는 주유소는 추가 할증, 평가 감점, 계약 미갱신 등 필요한 관리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사업자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릴 경우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사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이어 “특히 최근 매입한 물량에 대해서는 향후 가격 상승 전망을 이유로 매입 단가 대비 과도하게 인상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 바란다”며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운영하는 알뜰 주유소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고가 나온 것은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폭등세가 일부 알뜰 주유소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서울의 한 알뜰 주유소는 보통 휘발유를 전국 평균보다 높은 리터당 1899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