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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전기차에 본격 '철퇴'…국산 완성차 업계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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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전기차 판매사 국내 기여도 반영해 보조급 지급

국토부, 배터리 효율 안전 미달 中 저상버스 보조금 제한

EU도 中 전기차 침투 방지 정책…"보호무역 세계적 추세"

자국 산업 장려 긍정적 평가 속 수입차 업계는 속앓이

[이데일리 정병묵 이윤화 기자]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가 수입보다 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주는 장려책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자국 완성차 보호 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국산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8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2026년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에 대해 ‘잘 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기준이 계획대로 7월 1일부터 적용되면 국산 전기차에 유리한 보조금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BYD코리아가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 중인 '찾아가는 쇼룸' (사진=BYD)

기후부가 제시한 평가 기준을 살펴 보면, 크게 40점 만점의 ‘정량평가’와 60점 만점의 ‘정성평가’ 등으로 나뉜다. 정량평가는 △사업능력 △기술개발 △사후관리 등 3가지 항목이다. 정성평가는 △지속 가능성 △ESG 대응 △산업 기여도 △안전 관리 등 4가지 항목이다.

특히 ‘기술개발’, ‘산업 기여도’ 등 평가기준에 따라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와 중저가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 BYD는 낮은 점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국내 판매 물량 대부분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들여 온다. 상반기 중 한국 진출 예정인 중국 지커(Zeekr)도 비상이다. 반대로 현대차·기아는 올해 7조원이 넘는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국토교통부도 저상버스 보조금을 ‘일괄 지급’에서 ‘차등 지급’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배터리를 장착한 국산 전기버스가 중국산 전기버스와 가격 격차를 좁히고, 내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저상버스 보조금 중 중국산이 차지한 비율은 23%에 달한다.

정대진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이날 KAIA가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연 포럼에서 “전기차 수요 확대가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요 정책과 함께 생산 기반 강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이에 대해 국내 생산촉진 세제에 전기차를 포함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가 단순한 친환경 정책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보조금 정책 역시 ‘보급’에서 ‘산업 보호’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보조금이 국내 생산과 고용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들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생산과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이 필수”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프랑스의 탄소 배출 기반 차등 보조금 정책처럼, 단순 판매 촉진을 넘어 자국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세계 완성차 업계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만드는 추세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 자동차 강국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국 내 생산 투자를 유도했다.

지난달 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철강 등 전략산업에서 공공 조달, 보조금 지급 시 ‘역내 제조’ 요건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산업가속화법안(IAA)을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가 장악 중인 유럽 내 완성차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IAA에 따르면 특히 전기차가 당국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차량 부품의 최소 70%를 EU에서 생산해야 한다.

한편 수입차 업계는 이번 조치에 속앓이하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고 있지만 시장 왜곡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만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 전기차를 선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보조금 때문인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예컨대 테슬라는 지난해 약 1만1000대를 판매하며 단일 모델 기준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가 됐는데 단순히 가격이나 보조금 때문에 선택했겠나”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보급 확대’에서 ‘산업 보호’로 성격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시장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산업 보호와 소비자 선택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향후 정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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