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개시모임 후 신속 진행, 실제 환자 데이터 축적 본격화
베트남 뎅기 환자 전년 대비 2.2배 폭증...게임 체인저 기대
배병준 사장 "범용 항바이러스제 입증하는 분기점 될 것"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현대바이오(048410)사이언스가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뎅기 치료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첫 환자 등록 및 투약을 완료하며 치료제 개발을 위한 본궤도에 올랐다.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대바이오는 지난 9일 오후 베트남 티엔장 병원에서 뎅기 치료제 임상의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현지 임상기관의 준비 상태를 점검하는 임상개시모임(SIV)을 완료한 지 불과 열흘 만에 거둔 성과로 준비 단계를 넘어 실제 데이터 확보가 시작되는 실행 단계로 신속하게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첫 환자 등록은 의료계와 시장에서 단순한 일정 소화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SIV가 의료진 교육과 운영 체계를 정비하는 '준비 절차'라면, 첫 환자 등록은 실제 환자에게 시험약을 투여해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생성하는 '실질적 시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SIV 이후 첫 환자 등록까지의 기간이 매우 짧았다는 점은 현지 임상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향후 전체 임상 일정도 속도감 있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현대바이오의 이번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뎅기열의 심각성 때문이다. 베트남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뎅기 환자는 3만 192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배 급증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역시 베트남 내 뎅기 확산세가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상황도 다르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뎅기 환자는 1443만 건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에도 7월까지 이미 4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되는 등 뎅기는 인류의 보건을 위협하는 심각한 과제로 부상했다. 현재 뎅기열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대증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임상을 단순히 뎅기열 치료제 개발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플랫폼을 입증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인 뎅기열 영역에서 의미 있는 유효성 데이터가 확보될 경우, 향후 각국 규제당국의 신속심사나 조건부 승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다만 최종 승인 여부는 향후 축적될 임상 결과와 규제기관의 엄격한 판단에 달려 있다.
배병준 현대바이오 사장은 "첫 환자 등록 완료는 글로벌 임상이 실제 환자군에서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임상개시모임 이후 즉각적으로 투약이 이뤄진 것은 베트남 현지 임상이 매우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 사장은 "이번 임상은 뎅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실제 데이터로 입증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