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
하이브·국중박·리움미술관·블루스퀘어 등
용산의 대표 문화 인프라간 협업으로 시너지
연말엔 팝페라 페스티벌…내년엔 국제행사로
'최연소' 이사장다운 신선한 바람 일으킬 것
문화예술계가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은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1986년생으로 서울 자치구 문화재단 역대 최연소 이사장에 선임된 그가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임 이사장을 만나 용산문화재단의 비전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사진=용산문화재단)
[대담=윤종성 문화부장, 정리=손의연 기자] “하이브(352820),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리움미술관, 블루스퀘어 등 국내 대표 문화 인프라 시설들이 대거 포진한 용산구가 앞으로 K컬처의 전초기지이자 심장부가 될 겁니다.”
지난달 출범한 용산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으로 임명된 임형주(40)는 최근 서울 용산구 재단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각오를 밝혔다.
그는 “K컬처가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지만, 예술 분야를 잘 아는 예술가 출신 행정가는 거의 없다”며 “30년 가까이 예술 분야에 몸담으면서 경험한 것들을 행정에 잘 녹여보겠다”고 강조했다.
재단의 정체성을 담은 첫 작품은 임형주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팬덤 전시’다. 재단 사옥 1층 로비 공간에 마련한 이번 전시는 팬덤 문화를 통해 한류의 성공 과정을 조망했다. 지난 15일까지 진행한 전시는 6000명 이상이 관람한 것으로 추산된다.
임 이사장의 전공을 살려 올해 연말에는 국내 최초로 대한민국 팝페라 페스티벌·콩쿠르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내년엔 ‘국제 팝페라 페스티벌’, ‘국제 팝페라 콩쿠르’로 확대 개편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젊은 이사장으로서 다른 곳에서 하지 않았던 것들을 파격적으로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사진=용산문화재단)
다음은 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이자, 서울 자치구 문화재단 역대 최연소 이사장이다. 부담이 클 것 같다.
△할 일이 태산이라 부담 가질 겨를이 없다. 생전 처음 하는 이사장이라 몰랐는데, 숟가락을 하나 사더라도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더라(웃음). ‘젊은 이사장’인 만큼 되도록 빨리빨리 의사 결정을 하면서 업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나.
△가장 시급한 것은 시스템 구축이다. 이제 막 태동한 재단인 만큼 기틀을 잘 잡아놔야 한다. 급한 대로 올해 10여 명의 직원을 뽑았지만 너무 부족하다. 인력 충원을 위해서도 예산 확보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행정에 관심을 둔 계기가 있나.
△아티스트 임형주는 내년이면 데뷔 30년을 맞는다. 예술가로서 삶은 정말 만족스러웠지만, 문화예술 시장은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예술가들이 산다. 예술가 출신 행정가가 너무 없어서 예술가들의 생각을 잘 모르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다. ‘내가 판 위에 올라가 보자’는 생각이었다.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에 지원한 이유는?
△고향이 용산이다. 신용산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용산노인복지관에서 공익 근무도 했다. 예술행정가 시작을 용산에서 하고 싶었다. 인생의 전환점이다. 앞으로는 팝페라 가수보다는 예술행정가로 보폭을 넓힐 것이다.
-예술가로서도 아직 한창인 나이인데.
△주변에서 ‘10년은 더 거뜬히 노래할 수 있는데 왜 벌써 행정을 하냐’고 많이 얘기한다. 하지만 나이 들어 행정직을 하면 창의적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이가 최적기라 판단했다. 예술행정가로서 인생 2막의 시작이다.
-이사장 취임 후 달라진 건 없나?
△임명장은 지난해 12월 받았지만 재단은 지난 3월 3일 출범했다. 매일 보고받느라 개인 일정은 거의 없다. 이사장은 비상근직이고 무보수지만 상근처럼 일하고 있다. 내부 업무, 관내 방문뿐 아니라 대외홍보도 직접 챙기고 있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고향에 보답하고 행정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나.
△우리 재단 슬로건이 ‘K컬처의 심장 용산’이다. 용산을 K컬처의 전초기지로 만들고 싶다.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사진=용산문화재단)
-용산구만의 차별화 지점은 무엇인가.
△용산은 위치상으로 서울의 중심이자 K컬처의 중심지다. 하이브, 미스틱 등 대형 연예기획사가 있고 아모레퍼시픽(090430), LG유플러스(032640), HDC, 오리온 등 대기업도 다수 있다. 국중박, 리움미술관, 블루스퀘어 등 문화시설도 다수 있어 협업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재단 사옥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유튜브 촬영 공간, 루프탑 공연장 등도 만든다. 우리는 후발주자지만 파격적인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직원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나.
△명색이 문화재단 직원인데 문화생활을 하지 못하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녁 회식 대신 점심 회식 문화를 만들었다. 손님이 왔을 때 커피, 차를 대접하는 당번표는 이사장도 들어간다. 의전 문화도 없다.
-최근 독창회에서 서울팝페라하우스 공사대금 미지급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하도급업체가 8억원대 공사대금 미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하도급업체 갈등은 나와 동생이 서울팝페라하우스 소유법인 엠블라버드의 사내이사를 맡기 전이고 지분을 취득하기 한참 전인 건물건립 초기 계약 당시의 일이다.
-법적 책임은 없는 건가.
△없다. 더 나아가 하도급은 엠블라버드가 아닌 원청업체와의 계약으로 진행한 사항이다. 당사 주체가 아닌데도 공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서울팝페라하우스를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이런 ‘선의’마저도 하도급업체 일동은 ‘시간끌기용’이라는 일방적 주장으로 비방하며 흠집 내기를 하고 있다.
-행정가 다음엔 정계 진출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방송에서 얘기한 적 있지만 지난 총선 때 3당에서 출마 제안이 왔었다(웃음). 그땐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모두 고사했다. 지금은 더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만약 선택의 순간이 다시 온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책을 만들고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예산을 짜는 것들이 무척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예술가를 잘 아는 사람이 입법부나 행정부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임형주 브랜드’를 살리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앞으로 용산에 임형주의 색깔을 입힐 계획은?
△주특기가 팝페라이다 보니 관련된 사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웃음). 지금 구상 중인 것은 국내 최초 대한민국 팝페라 페스티벌과 콩쿠르다. 올해 연말께 사흘 일정으로 열 계획이다. 내년엔 이 행사를 국제행사로 확대할 생각이다. 명인과 한복의 변천사를 다루는 전시회 개최도 생각하고 있다.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사진=용산문화재단)
임 이사장은…
△1986년 서울 출생 △예원학교 졸업 △피렌체 산 펠리체 음악원 졸업 △로마 시립예술원 졸업 △영국왕립예술학회 종신석학회원 △로마시립예술원 석좌교수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2015년) △국민훈장 동백장(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