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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문자를 못읽는다?…30대에 조기폐경한 썰[툰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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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웹툰 '폐경록'의 호연작가 서면 인터뷰

30대에 찾아온 조기폐경으로 겪었던 경험 풀어내

폐경으로 응급실 가거나 외출 못하고 공황까지

"폐경·갱년기 증후군, 사회에서 배려해 주었으면"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40대 이전 여성 중 ‘폐경’에 관심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나 될까. 여성의 노화를 나타내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라는 점에서 20~30대 여성들에겐 그저 남의 일 아닐까. 그런데 30대에 폐경이 찾아 온다면 어떨까. 그냥 정신적인 충격 뿐 인걸까.

(이미지=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웹툰 ‘폐경록’은 바로 이런 조기폐경 스토리를 담고 있다. 30대였던 작가가 어느 날부터 규칙적으로 찾아오던 생리가 끊긴 뒤 경험한 각종 증상을 귀여운 그림체로 별일 아닌 것처럼 툭툭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냥 ‘그렇구나’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웹툰을 보다 문득 ‘이렇게까지 힘들다고?’라며 자각하게 된다.

우리가 평소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황당한 에피소드들은 너무나 많다. 평소 알려진 것처럼 몸에 열이 많아져 땀을 흘리는 정도가 아니라 한겨울에 목이 파인 티셔츠 하나만 입고 밖을 누비는 것은 물론이고 갑자기 손가락 뼈들이 너무 아파서 젓가락질을 못하게 된다거나 심장이 아프다거나…. 가만히 있으면 속이 안 좋고, 가만히 있으면 위통과 복통이 찾아와 배를 눌러주려고 바퀴 달린 의자에 엎드려 온 집안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묘사한 장면까지. 아니, 생리가 여성의 몸에 이렇게나 많이 영향을 준다니, 한때는 월경이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이 정도의 고통을 겪는다면 차라리 생리가 끊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까지 들 정도다.

호연 작가는 폐경록을 그리게 된 배경에 대해 ‘폐경의 지혜를 알려 후환을 경계한다’고 매화 공지하고 있다. 정말 이렇게 폐경 이후 여성의 삶이 달라진다면, 학교에선 월경에 대해서만 교육할 것이 아니라 폐경에 대해서도 교육시켜야 하지 않나 싶다. 아, 그리고 이 웹툰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도 읽어두면 함께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작가와의 일문일답.

-원래 본인의 직업은.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웹툰 작가로 활동하였다가 이후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 여러가지 직업을 경험했었습니다. 조기폐경을 겪은 시기는 사무직을 하고 있었는데 이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다른 일들로 옮겨 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현재 웹툰작가를 하고 있습니다.

-30대의 나이에 폐경을 받아들이기까지 어떤 마음이었나.

△조기폐경을 알려준 첫 병원에서 첫 마디가 ‘노화가 빨리 진행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마음이 이상하게 편했습니다. 이후에 제 몸이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지요. 알고 있었다면 마음이 달랐을까요?

-조기폐경에 대해 웹툰을 그려야겠다고 판단한 계기는.

△제가 조기폐경을 겪기 전 주위 갱년기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중년 여성분들의 어려움을 그냥 흘러가는 말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제가 겪어보니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배려가 많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갱년기 증후군으로 인해 겪는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들을 모두 제가 스스로를 관리하지 않아 오는 책임으로 보는 시선과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시스템 속에 일하다가 한순간 낙오되어버리는 것을 느끼며 많은 여성분들이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반 병들이 환자에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주지만 조기폐경이나 갱년기 증후군은 사회에서 배려받을 수 있는 병의 항목으로 봐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저 당연한 노화의 과정이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개인이 감당해야 되는 부분으로 인식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오래 겪으면서 조기폐경 이후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해결이 얼마나 어렵고 혼자 감내해야 했는가를 사회에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폐경에 대해서는 여성들도 보통 화끈거림이나 감정적인 부분 등 단편적인 것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의 증상은 보통의 증상보다 심한 경우로 볼 수 있는건가. 혹은 조기폐경이어서 더 심했다고 볼 수 있나.

△저도 전문가는 아니어서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으나 제가 살펴본 따르면 여성들의 생리통으로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생리통이 전혀 없는 드문 케이스들도 있고, 보통은 생리통으로 약을 복용하거나 직장을 하루 이틀은 쉬어야 하거나 심한 경우는 응급실을 가야할 만큼 고통을 겪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조기폐경이라서 특히 증상이 심한 것은 아닌 것 같고, 폐경기에 저만큼의 고통을 겪으신 분들은 사실 적지 않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거의 40~50대에 폐경기때 겪으셨다는 경험으로 거동이 안되게 몸이 아파 급히 응급실에 실려갔는데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분, 1년 넘게 집 밖을 못나갈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분, 온 몸이 아프고 공황이 수시로 왔다는 분 등 어렵지 않게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폐경 증상 중 가장 괴로웠거나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 것은.

△모든 순간이 사실 극도로 힘들어서 주위에서 ‘엄살을 떤다’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아마 신경이 민감해져서 모든 고통이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활자를 읽는 것이 힘든 증상 같습니다. 뭔가 집중하려고 하면 스트레스가 크게 와서 핸드폰 문자를 읽고 답하는 것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폐경을 경험하기 전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 있나.

△폐경은 노화의 하나라서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소 식습관이나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가 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겪어보지 않은 타인의 아픔을 혹여 너무 쉽게 생각하며 살았던 것은 아닐까하는 마음의 반성은 매우 크게 하는 것 같습니다.

-폐경록은 완결까지는 얼마나 남아있고 앞으로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폐경록은 사실 제 개인 소셜네트워크(SNS)에서 가볍게 3화 정도로 그리려던 일상툰이었는데, 그리다보니 할 말이 상당히 많아져서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건강이 회복되면 완결을 하려고 했으므로 30화 쯤에서 완결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해피엔딩을 못 보고 현재진행형이라 50화 즈음에서 완결될 것 같습니다.

-다른 작품으로 ‘도자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자기에선 본인을 미술사학과 학생으로 묘사했는데 폐경으로 인해 전공이나 직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제 첫 작품이 타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한 ‘도자기’입니다. 현재는 절판되었으나 애니북스에서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당시는 20대 초반 고고미술사학과 대학생으로 우리나라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작품을 썼습니다. 전공을 살려 직장을 다닌 것은 아니었으므로 폐경으로 인해 전공이나 직업에 영향을 준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폐경록 만화에는 여러가지 패러디나 오마쥬가 나오는데 애니 뿐 아니라 역사 지식을 참고로 장난을 많이 쳤습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꾸준해서 폐경기에 극심한 불면증으로 잠을 잘 때 항상 역사 팟캐스트를 들으며 잠을 잡니다.

-폐경록 이후 혹시 계획하거나 그리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산속에서 살았던 경험을 그린 만화, 기존에 그렸던 ‘도자기’ 만화에 도자기 이외의 문화재를 소개하는 만화, 명상에 대한 경험을 그린 만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막연하게 누군가 전문가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이슬람권을 배경으로 한 사극만화를 너무 그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안물어보셨지만 역사공부를 더 많이 해서 역사 유튜버 보조진행자가 되는 꿈이 있습니다. 역사 전문가분들도 만나뵙고 싶고 유튜브 방송에 관심이 많거든요. 질문에 엇나간 답변이라 빼주셔도 됩니다.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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