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문화예술 인사정책 규탄 기자회견
서승만·황교익 등 '보은 인사'에 반발
"셀럽·캠프·밀실 인사로 전문성 훼손"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금 정부의 문화예술 기관장 인사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축구 선수 출신이 아닌) 서장훈, 강호동 씨가 온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21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화연대 등 '이재명 정부 문화예술 인사정책을 규탄하는 문화예술계 일동' 관계자들이 문화예술계 인사조치 규탄 및 즉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스포츠코칭 교수는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문화예술 인사정책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산하 국립 문화예술기관장 임명 문제를 이같이 꼬집었다.
정 교수는 “문화예술 기관장은 그 분야의 고유한 철학과 전문성, 그리고 현장 예술인과 호흡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며 “정치적 친분과 보은으로 점철된 인물이 국립 문화예술기관과 연구기관 수장으로 임명되는 모습은 평생 문화예술의 가치를 지키며 현장에서 활동해온 이들의 자존감을 짓밟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문체부의 국립 문화예술 기관장 임명을 규탄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단체 문화연대를 중심으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3일간 진행한 서명에는 65개 단체와 794명의 개인이 참여했다.
앞서 문체부는 전통 기반의 창작공연을 제작해온 국립정동극장 대표에 코미디언 출신 서승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에 학사 출신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을 각각 임명했다. 두 사람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로 알려지면서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지금 정부의 인사는 유명한 사람만 찾는 ‘셀럽 인사’, 전문성과 무관한 ‘캠프 인사’, 그리고 누가 임명될지 알 수 없는 ‘밀실 인사’를 하고 있다”며 “인사는 정부의 메시지이자 정책이다. 문화예술의 공공성과 전문성, 문화예술계 신뢰를 훼손하는 정부의 파행적 인사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인인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한 만큼 민주주의와 인권, 예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현장 문화예수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최소한의 전문성이나 사회적 신뢰를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단지 캠프를 쫓아다녔다는 이유로 문화예술 기관장으로 낙하산 인사가 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부의 문화예술 전문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일방적 인사조치 중단 △공공 문화예술기관 인사 기준·원칙 수립 및 공개 △문화예술 현장 소통 기반의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 △인사혁신처의 파행 인사 책임 규명 △대통령의 문화분야 인사정책 사과 및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앞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직 연구와 학계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19일 ‘문화 분야 공공 기관장의 파행적 인사를 멈춰라’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한국예술경영학회, 한국뮤지컬학회 등 8곳의 단체과 529명의 개인이 참여했다. 같은 날 연극·무용 등 공연 예술가와 기획자를 중심으로 한 ‘현장 예술인들이 묻는다, 예술에 미래는 있는가’ 성명에는 620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