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약 3시간 앞둔 오후 5시를 전후해 광화문광장 곳곳에 설치된 31곳의 보안검색대에는 티켓 없이 공연을 관람하려는 팬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는 3만~3만2000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부터 ‘명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세종문화회관 인근 W4 검색대 앞에는 12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리며 약 40m 긴 줄이 생겨 있었다. 라무니온 베카 씨(43)는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목발 투혼을 벌이고 있었다. 그는 “무릎 수술 이후 무릎이 약해져 목발에 의지하고 있다”며 “오늘 많이 걷고, 또 스탠딩존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목발을 챙겨 왔다”고 설명했다.
티켓이 없어도 무대 정면과 가장 가깝게 공연을 볼 수 있는 구역 쪽으로 사람들이 계속 몰리자 경찰은 추가로 펜스를 설치해 추가 진입을 막았다. 일부 팬이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돌아올 순 없느냐”고 묻자 경찰은 “형평성 때문에 어렵다”고 답했다.
명당과 가까운 E1 검색대 앞에도 수십 명의 긴 줄이 늘어섰다. 팬들은 BTS 컴백 앨범 ’아리랑’을 대표하는 빨간색 옷을 맞춰입고 앉아서 함께 점심을 나눠 먹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는 뎀티 씨(35)는 “1시간 정도는 금방 기다린다”며 웃었다.
이란에서 온 아니사 아슈로바 씨(22)는 오전 10시부터 C구역 펜스 옆 통행로에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슈로바 씨 앞으로 사람들이 쉴새 없이 지나다니고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C구역 대형 스크린이 정면에 큼지막하게 보이는 ‘명당’을 차지했기 때문. 그는 “편의점에서 초콜릿과 쿠키 같은 간식을 미리 사왔다. 10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문제 없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자 경찰과 안전요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길을 열어주는 장면도 포착됐다. 오후 3시 40분경 현대해상 건물 앞에서 휠체어를 탄 최희욱 씨(65)와 남편 이기상 씨(69)가 도움을 요청하자 안전요원 및 경찰 등 6명이 붙어서 이동하는 길을 열어주고, 장애인 관람석으로 이동하는 길을 안내했다. 최 씨는 “검색대에서는 80m 정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다른 분들이 양보해주셔서 우리가 먼저 들어올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검색대 곳곳에는 시민들이 반납한 라이터, 커터칼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위험한 물건을 가져온 시민들과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오후 4시 40분경 교보문고 앞 E5 검색대에선 한 중년 남성의 가방 안에서 주황색 테이프로 감싼 과도가 발견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과도를 발견한 경찰이 “과도를 두고 가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고 설명하자 이 남성은 “어차피 검색대를 통과해 서대문 방향으로 다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남성은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