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리스트 공연 보고 실신한 극성팬… 오페라 가수 팬덤 사이 난투극도[박찬이의 올댓클래식]

¬ìФ´ë지

■ 박찬이의 올댓클래식 - 클래식 팬덤의 역사

‘리스토마니아’ 용어 탄생 배경

의사들 “관람 피하라” 처방까지

녹음기 발명뒤 ‘음원 소장’ 시대

최근엔 온라인으로 팬덤 확장

테오도어 호제만이 프란츠 리스트와 ‘리스토마니아’들을 그린 풍자화(1842년). 오페라 글라스로 리스트의 연주 모습을 감상하는 여인들, 꽃을 던지며 열광하는 청중 속에서 황홀경에 빠져 실신한 부인도 보인다. ‘리스토마니아’는 당대 사회적 화두가 됐다. 자료사진

1841년 베를린, 프란츠 리스트가 연주를 마치고 피아노에서 일어섰다. 청중은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질렀고 일부 여성들은 실신했다. 귀부인들은 그의 장갑을 차지하려 다퉜고, 끊어진 피아노 줄로 팔찌를 만들었으며, 머리카락을 얻기 위해 경쟁했다. 한 여성은 리스트가 버린 시가 꽁초를 주워서 보석이 박힌 목걸이에 넣고 다녔다. 어떤 이는 그가 남긴 커피 찌꺼기를 병에 담아 보관했다.

열광의 이유는 연주만이 아니었다. 그는 당대 기준으로도 잘생긴 외모를 지닌 인물이었다. 길게 흐르는 머리카락, 조각 같은 옆모습, 건반을 누르는 긴 손가락.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러 갔다가, 모든 것에 매료돼 돌아왔다.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는 이 현상에 이름을 붙였다. ‘리스토마니아(Lisztomania)’. 리스트 이름에서 파생된 단어는, 음악이 감상을 넘어 집단적 열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20세기 비틀스 팬을 지칭하는 용어, 비틀마니아(Beatlemania)와는 결이 달랐다. 옛 ‘마니아’라는 개념은 병리학적 어감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의사들은 리스토마니아를 일종의 신경 질환으로 간주했고, 공연 관람을 피하라는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지독한 팬덤의 출현이었다.

추종자 간의 충돌 역시 오랜 풍경이다. 격전지는 18세기 런던의 오페라 극장이었다. 당시 헨델 오페라에서는 소프라노 프란체스카 쿠초니가 활약했는데, 1726년 메조소프라노 파우스티나 보르도니가 합류하면서, 무대는 두 프리마돈나 신봉자들의 전장이 됐다. 상대편 가수가 노래할 때면 객석에서 조롱과 함성이 쏟아졌다. 심지어 이런 말도 나왔다. “쿠초니 파는 파우스티나 파와 같은 술집에 가지 않는다.” 우리로 치면 “누구 팬은 누구 팬과 겸상하지 않는다” 정도가 될까.

팬덤 형성에는 현장이 필수였다. 그러나 20세기 초, 조건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1902년 밀라노 한 호텔 방에서 테너 엔리코 카루소의 아리아들이 녹음됐다. 음반은 클래식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기록되었다. 팬들은 그의 목소리를 집에서, 반복해서 들을 수 있었다. 스타를 음원으로 소장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이 시기의 상징적 존재다. 1955년 녹음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1964년 공개 연주를 완전히 중단하고, 이후 생을 녹음실에서 보냈다. 사람들은 음반 속 굴드의 연주를 사랑했고, 허밍을 하며 피아노를 치는 그의 기벽은 숭배 대상이 됐다. 녹음이 팬덤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 전야.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나란히 무대에 섰다. 전 세계 16억 명이 공연을 지켜봤고, 세 테너는 이후 월드컵마다 의기투합했다. 이를 통해 비전과 스타디움, 스포츠와 클래식이 결합한 초거대 팬덤이 탄생했다.

오늘날 구조는 다시 변화하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연주자를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확산시키고, 소셜 미디어는 무대와 청중 사이 거리를 좁혔다. 지지층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공연장, SNS, 커뮤니티,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되고 확장된다. 한국에서 팬덤 규모로 양대 산맥을 이루는 두 피아니스트도 예외는 아니다. 두 사람의 열성팬들이 서로 싸우거나, 신경전을 벌였다는 소문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는 유별난 오늘날만의 세태는 아니며, 수백 년 전부터 반복돼 온 것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음악과 이미지’ 저자

¹ì‹ 2026´ëª…궁금˜ì‹ ê°€

지ê¸ë°”로 AI가 분석˜ëŠ” 가•교¬ì£¼ 리포¸ë 받아보세

´ëª… œë‚˜ë¦¬ì˜¤ •인˜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