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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위험 최대 5배… “노인성 난청 조기 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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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건강의 적’ 예방법은

60대 이상 환자 46만명… 4년 새 35%↑

ㅅ·ㅈ·ㅊ 자음 잘 못 듣고 이해력 저하

청각 자극 줄어들며 인지 기능 떨어져

고립 심해지며 뇌 건강에 악영향 끼쳐

발병 초부터 보청기 적극 착용 바람직

혈압 등 질환 관리·정기 청력 검사 필수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소리의 단절’이 새로운 건강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성 난청은 관절염·고혈압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여전히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난청은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을 넘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공중보건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력 저하를 나이 탓으로 넘기기보다 적극적인 관리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난청 예방 인식 제고를 위해 제정한 ‘세계 청각의 날’(3일)을 맞아 노인성 난청의 위험성과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난청, 치매 위험 최대 5배까지 높여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와 청신경 기능이 점차 약해지며 발생하는 대표적인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특히 ‘ㅅ·ㅈ·ㅊ’ 같은 고주파수 자음부터 잘 들리지 않게 되고, 소리는 들리지만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모든 음역대의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경우는 소음 노출이나 부상 등으로 외이도나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하는 기관 자체에 문제가 생긴 ‘전음성 난청’이 흔하다. 노화 자체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장기간 소음 노출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흡연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청 유병률은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난청으로 진료를 받은 60대 이상 환자는 45만5000여명으로, 2020년과 비교해 35.2% 증가했다. 특히 80세 이상은 7만4265명에서 11만5732명으로 55.8%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난청이 단순히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 뇌 언어 처리 기능과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의사소통 어려움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해지면서 다시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에 따라 중증도 난청 환자는 치매 발병률이 3배, 고도 난청 환자는 5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박무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노인성 난청으로 인한 수명 감소는 만성신부전, 교통사고, 고혈압과 유사한 정도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위험 요인 중 약 40%는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난청은 그중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며 “난청은 단순히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청각 손상은 비가역… 조기 대응 관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느 정도의 청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악화를 늦출 수는 있다. 전문가들은 이어폰이나 헤드폰 사용 시 과도한 음량을 피하고, 장시간 소음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한다.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고 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 특히 60세 이후에는 정기적인 청력 검사를 통해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손상된 청각 세포는 회복될 수 없다는 점이다. 노인성 난청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다만 조기에 개입해 적절한 청각 재활을 시행하면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고 기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사자가 난청을 자각하기 쉽지 않은 만큼 가족의 관심과 적극적인 진료 권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난청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진행을 늦추거나 삶의 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청력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보청기 등 청각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난청의 재활 수단은 일차적으로 보청기 착용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말소리 분별 능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일상적인 대화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초기 단계부터 보청기 착용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보청기를 착용하면 치매 발생을 평균 1.3년 정도 늦출 수 있다”면서도 “경도·중등도 난청 환자 가운데 실제 보청기 착용률은 10∼20%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애 진단을 받은 중증 난청의 경우 일부에만 국가 지원이 적용돼 비용 부담이 높은 데다 보청기를 ‘노화의 징표’로 여기는 심리적 거부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보청기 지원은 단순한 보장구 지원을 넘어 노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돕는 투자”라며 “청각 건강을 지키는 일은 곧 노년기 사회 활동 유지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보청기로도 충분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고도 난청의 경우에는 인공와우 이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보청기는 소리를 크게 만들어 귀에 전달하여 남아 있는 청신경이 감지해서 듣게 되지만, 인공와우는 소리 자체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서 청력을 얻는다. 따라서 심하게 청력이 저하돼 보청기로도 청력을 회복할 수 없는 고도 난청 환자에게 적당한 치료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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