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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의 톱밥 먹는 중입니다] [17]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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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류호정

봄이 온다. 환절기에 비염 환자는 고통스럽다. 나도 꽤 고생한다. 오죽했으면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어머니가 “나무 먼지를 감당할 수 있겠냐”고 걱정하셨다. 나는 관리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장은 생각보다 더 거칠었다. 석고보드, MDF와 합판 분진은 마스크를 써도 나를 힘들게 했다. 게다가 목공 관련 분진만 문제인 게 아니었다. 현장에는 시멘트 가루도 날렸다. 알루미늄 루바를 자르면 금속 분진도 함께 떴다. 내 공정이 아니라 해서 내 폐가 구분해주지는 않았다.

밤에 호흡이 곤란할 지경이 되어 병원에 갔다. 천식이란다. 현장의 나무 분진은 실제로 천식과 관련된 직업성 노출원이다. 다른 분진도 좋아서 들이마실 종류는 아니다. 처음 천식 진단을 받았을 땐 억울했다. 누구는 20년을 일해도 안 걸리는데, 나는 왜 벌써 걸리나 싶었다. 초조함도 컸다. ‘난 이제 이 직업 아니면 안 되는데.’ 시간이든 돈이든 새 직업을 또 고르기엔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금방 포기하는 나를 보고 비웃을 사람들을 상상하기도 했다. 천식은 내 의지가 아닌데도 그랬다.

이솝우화 ‘여우와 신포도’를 떠올렸다. 여우는 포도가 먹고 싶어서 몇 번 뛰어오른다. 닿지 않자 “저건 신포도다” 하고 돌아선다. 사다리를 찾거나 다른 동물을 부르지 않는다. 시원하게 포기하는 건 때로 필요한 태도다. 여우는 나를 보고 “포도가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잖아”라며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좋아서 내려놓기 싫었다. 여기서 잘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사다리를 찾기로 했다. 아파도 참는 무식한 방식이 아니라, 더 안전한 방식을 찾는 쪽이었다. 보통 산업 현장에서 유해 성분에 노출되면 제거, 대체, 제어, 보호구 순으로 접근한다. 분진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없는 내게는 환기, 집진, 공정 분리, 보호구 개선 같은 방식이 현실적이다. 특히 ‘더 덜 해로운 재료로 대체하기’가 중요하다.

가구를 기획할 때 내 몸에 덜 해로운 목재와 마감재를 찾느라 상당한 시간을 썼다. 다행히도, 유해 물질 노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체 공정을 정리한 건 ‘건강을 위해 타협’한 게 아니라 ‘안전한 방식으로 가구 품질을 올린’ 쪽에 가까웠다. 몸을 지키는 일과 좋은 가구를 만드는 일이 반대편에 있지 않았다. 반가운 일이었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건 계속할 수 있는 방식을 찾겠다는 뜻이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건을 바꾸고 균형을 다시 잡는 일, 조정이 중요했다. 조정 끝에 내 호흡은 전보다 나아졌다. 목공하기 좋은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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