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앨범 발매를 기념해 컴백 무대를 펼친 가운데 팬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울시 4만8000여 명, 행정안전부 6만2000여 명, 경찰 8만여 명, 하이브 10만4000여 명.
방탄소년단(BTS)의 21일 광화문광장 공연 관람객 수치를 놓고 담당 기관마다 다른 수치를 내놨다. 최대 두 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관람객 수 논란은 공연 시작 직전 한 매체가 4만여 명이 모였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이 매체는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를 근거로 들었다.
도심 혼잡도를 보여주는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는 통신 기지국 접속자 수를 기준으로 군중 수를 추정한다. 시위나 집회 현장에 모인 군중 수를 추정할 때 언론사나 서울시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자료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BTS 공연에서만큼은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위와 집회는 내국인들만의 행사이므로 통신 3사 접속 수로 군중 수를 추산하는 것이 설득력 있다. 하지만 BTS 공연에는 외국인 관람객이 대거 참석했다. 로밍폰이나 유심폰 집계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도 “실시간 인구 데이터에 알뜰폰(MVNO) 추정치는 포함되지만, (이통 3사를 쓰지 않는) 외국인 신호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공연은 특히 외국인 관람객의 비율이 높았다. 정부가 안전을 위해 1‧2호선 시청역과 5호선 광화문역의 운행을 오후 3시부터 통제하고, 재난 문자를 반복해 발송하면서 현장에 나오려는 이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검색대마다 금속 탐지 검사까지 하면서 불편을 느낀 시민들이 일찍 귀가한 사례도 다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BTS 공연을 보기 위해 근처 숙박 시설에 머물렀던 외국인들은 광장으로 몰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공연보다 외국인 관람객 비율이 더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날 외국인 관광객 비율을 최대 40~50%로 추산한다.
21일 오후 8시, 광화문광장에서 스크린을 보며 BTS 공연을 즐기는 아미들. /지혜진 기자
서울시 도시 데이터 기준으로도 이날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을 때에는 6만2000명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집계되지 않은 외국인 관람객 40%를 더하면 대략 10만명의 관람객이 운집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이브는 티켓 예매자 수와 통신 3사, 알뜰폰 이용자에 외국인 관람객 수를 종합해 10만4000명이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행정안전부와 경찰 역시 각기 다른 숫자를 내놓았다. 행안부는 사고 예방을 위해 건물 내부 인원까지 포함한 기지국 접속 정보(LBS) 전수 합산 방식을 활용해 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AI CCTV 분석과 면적 대비 밀집도를 계산하는 방식을 병행해 약 8만명 내외의 수치를 발표했다.
이 같은 차이는 측정 범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일대만을, 경찰은 시청 앞까지 포함해 관람객 수를 추산했다. 실제 이날 시청광장에는 대형 스크린이 마련됐고, 공연을 중계하면서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경찰이 광화문광장 쪽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시민들을 시청 앞 광장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가 K팝 공연을 즐기게 된 만큼, 이에 걸맞는 측정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집회나 시위 때 카운팅하는 기준으로 글로벌 팬들이 모이는 행사의 참석자 수를 추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K팝이 다양한 국적에서 즐기는 장르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군중 수를 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합산 기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