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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의 한반도 워치] 테헤란과 평양의 핵 딜레마,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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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자동 개입하고 미군에 큰 피해… 대북 작전 감행 어려워

핵이 갈라놓은 이란과 北 운명, 美는 김정은 회담 재추진할 것

지난 2023년 7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방북 중인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군사대표단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장'을 찾았다. 김 총비서가 '화성17형', '화성-18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앞에서 쇼이구 장관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전쟁 개시의 명분과 목표는 고차방정식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공격을 시작하며 2주일이면 테헤란의 핵폭탄이 완성된다고 했다. ‘장대한 분노 작전(Epic fury)’의 명분은 450㎏의 고농축 우라늄이다. 백악관은 ‘참을 수 없는 위협’, ‘지금이 마지막 기회’ 등으로 전쟁의 ‘임박성’을 표현했다.

코앞에 닥친 핵 위협에 대한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하메네이 참수 작전을 시작했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말처럼 모든 전쟁은 기습이 효과적이다. 2018년 미국의 이란핵협의(JCPOA) 탈퇴 후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확대를 둘러싸고 양측의 불신이 누적됐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한 전쟁 의지도 한몫했다.

한 달을 넘긴 전쟁의 출구는 안개 속이다.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 앞에서 협상을 이야기하며 뒤에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종전의 딜레마다. 동북아 안보 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이 이런 작전을 평양에도 감행할 수 있을지 여부다. 북한과 이란의 차이점은 복합적이다.

첫째, 북한은 이미 50기 이상 ‘사실상’ 핵보유 국가다. 2006년 1차 핵실험부터 여섯 차례를 감행했다. 국방연구원은 2030년에 인도를 제치고 북한이 세계 6위 핵보유국이 된다고 전망했다. 이란은 핵무기 보유 직전 단계였다.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핵탄두 제조를 모색했다.

둘째, 북한은 중·러와 국경을 맞댄 군사 동맹 국가다. 이란은 중·러와 반미 연대를 모색하지만 군사 동맹은 아니다. 중·러는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거리를 둔다. 원유 수입의 45%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여오는 중국은 에너지 중심의 중동 전략을 추진한다. 러시아는 다른 전쟁에 개입할 여력이 없다.

전쟁 개시는 무기가 결정하지만 종전은 ‘지리 장군(General geography)’이 중요하다. 미국의 ‘외과 수술식 타격’으로 김정은 지도부가 폭사하지 않으면 지하 통로를 통해 북·중 국경으로 피신할 것이다. 중·러는 한반도에 군사 자동 개입 조항을 적용한다. 석유가 없는 북한에는 호르무즈 해협 같은 ‘에너지 초크 포인트(choke point)’가 없다. 해협 인질이 없어 군사 충돌이 에너지 위기로 비화하지는 않는다.

셋째,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데는 이스라엘이란 절대 동맹 국가가 있다. 미국이 북핵 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 위협 당사자인 한국이 미국에게 이스라엘과 같은 확고한 동맹의 위치에 있는지는 미지수다.

마지막 결정적 차이점은 미국인 피해 규모다. 이란과 지상전을 하지 않는 이상 미군 사망자는 제한적이다. 테헤란의 반격으로 미군과 미국인 사망 소식은 수십 명에 불과하다. 이란 공격 인접 지역에 미국 시민권자가 다수 거주하지 않아 인명 피해 규모는 크지 않다.

그래픽=박상훈

1994년 6월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 영변 핵시설을 타격하는 군사 작전은 물리적으로 가능했지만 인명 피해 측면은 심각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주한미군과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한 미국 시민권자 10만명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았다. 전쟁으로 미군 사망자가 백 단위가 되면 반전 여론으로 백악관이 궁지에 몰린다.

결국 클린턴은 카터 전 대통령을 대북 특사로 보내 평양과 협상을 시도했다. 제네바 합의와 6자 회담 등으로 시간을 보내며 김일성과 김정일은 마침내 핵 보유에 성공했다. 북한과 이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러와의 지리적 인접성, 비무장지대에서 겨우 60㎞ 거리의 수도권과 미국인 인명 피해 여부다. 테헤란은 미국의 직접 공격 대상이 되지만 평양은 여의치 않았다.

30년 전 비핵화 실패를 작금의 이란 전쟁과 비교해서 복기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차선책이던 외교 협상이 결과적으로 북핵을 완성시킬 시간을 평양에 주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평양은 핵을 가질 동기가 매우 강렬했지만 이를 제지할 수단인 무력과 외교 모두 적당치 않았다는 것이 한반도와 이란의 다른 점이다.

북한은 고체 연료의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개발했다고 한다. 공격 목표는 한·미·일이다. 미 정보 당국(DNI)은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핵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지하에 숨던 김일성·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최근 5000t급 신형 구축함에 올라 해군의 핵무장화를 강조했다. 딸 김주애를 태우고 신형 탱크에 올라 전쟁 준비 완성을 선언했다.

평양은 테헤란의 비극을 보며 핵무기가 평양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확신한다. 김정은은 섣부른 비핵화 회담보다 워싱턴과 핵 군축 회담을 제안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북한에 대해 “세계가 겪지 못한 화염과 분노를 당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두 차례의 정상회담 후 ‘좋은 관계’를 강조한다.

5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물 건너간 노벨평화상을 노릴 만한 상대는 평양뿐이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조차 트럼프의 속내를 파악하고 납치자 해결을 내세워 평양 방문을 언급한다. 김민석 총리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과의 회담을 제안한다. 주변 지도자 모두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알파 독(Alpha dog)을 선언한 김정은을 만나고자 한다. 금년은 김정은에게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시기다.

핵 보유가 테헤란과 평양의 운명을 갈랐다. 천하의 AI조차 비핵화 해답이 신통치 않다. 한국을 제일의 적대국으로 선언한 김정은에게 초지일관 대북 구애를 이어가야 할지, 장대한 분노를 표출해야 할지 미궁이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의 묘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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