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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도서관] 몸이 꽁꽁, 가슴이 쿵쾅… “미안해” 한마디, 이렇게 어려워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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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상상

사과하려 했는데

오하나 글·그림 | 노란상상 | 52쪽 | 1만6800원

“그… 그깟 강낭콩, 다시 심으면 되지!”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람. 아이들이 “누구 짓이야?” “쟤가 민 거 아냐?” 하며 쑥덕이는 것 같아 당황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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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잘 드는 교실 창문턱, 각자 강낭콩을 심은 화분들이 쪼르르 줄지어 놓인 곳에 반 친구들이 웅성웅성 모여든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지호의 가장 친한 친구 선우의 강낭콩 키가 단연 제일 컸다.

“우와, 신기하다.” “대단한 걸.” 붐비는 아이들 틈에서 “밀지 좀 마” 하며 고개를 돌리는 순간, 지호 팔이 화분에 아주 슬쩍 닿았다. ‘퍽’! 순식간에 선우의 강낭콩 화분이 바닥에 떨어졌고, 흙과 어린 강낭콩 나무가 다 쏟아져 나왔다.

그렇다고 왜 마음에도 없는 거친 말이 먼저 나왔을까. 지호는 답답해 미칠 노릇이다. ‘미안해’ 말을 꺼내려 하는 순간, 북극곰이 술래잡기 하자고 찾아온 듯 온 몸이 꽁꽁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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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는 수업 시간에 조용히 사과 쪽지를 건네보려 한다. 이번엔 얼굴이 뜨거워져 여름 한낮 해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점심시간엔 선우가 제일 좋아하는 소시지 반찬을 나눠 주며 사과하려 했는데, 순식간에 몸이 쪼그라들었다. 체육 시간에 축구공을 패스하며 사과하려 했을 땐, 쿵쾅쿵쾅 발바닥 요정들이 온 운동장을 울리며 돌아다니는 듯 가슴이 뛰었다.

‘이번엔 꼭 사과해야 해!’ 집에 가는 선우에게 다가가려 하자, 이번엔 문어 대마왕이 긴 다리로 지호의 온몸을 칭칭 감고 입을 막아 목소리를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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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서 사과해야 해…. 아니야, 너무 늦었나. 그래도 가야지! 아냐, 아직 마음의 준비가….’ 집에 돌아온 뒤에도 망설이는 지호 곁을 답답해 하며 떠다니던 용기의 요정이 씩씩하게 지호를 북돋운다. ‘자, 이 용기 망토를 두르고, 어서! 선우를 찾아가는 거야.’

저 멀리 놀이터에서 선우가 혼자 그네를 타는 게 보인다. 선우야~!" 빨간 용기 망토를 두른 지호가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친구를 부른다. 이번엔 진짜 사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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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친구에게 사과하고 화해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은 간절한 만큼 더 애틋하다. 부끄럽고 망설여지는 답답한 마음이 북극곰, 문어 대마왕, 발바닥 요정 따위로 의인화된 장면들은 아이다운 상상력이 귀여워 자꾸 웃음이 난다.

어디 아이만 그럴까. 먼저 손 내밀도록 용기의 망토를 둘러 줄 ‘용기 요정’은, 사과하고 화해하는 법을 몽땅 잊어버린 것 같은 다 큰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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