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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희의 환경칼럼] 韓·日 ‘해저 전력 고속도로’ 연결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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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안보 취약국끼리

전력망 연결하면

재생전력 변동성 극복과

전력망 신뢰도 향상에 도움

더 큰 협력 관계로 가는

디딤돌 삼을 수도

영국과 덴마크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 바이킹 링크는 2023년 상업 운영을 시작했다. /내셔널 그리드

에너지 안보의 절박성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으로 한국~일본 간 전력망 연결을 추진하는 건 어떨까. 한국과 일본은 에너지 안보 면에서 세계 최(最)취약국이다. 미국 기후에너지 전문가 로저 필키가 호르무즈 사태를 계기로 G20국의 ‘에너지 안보 지수’를 작성해 공개했다. 0점(완전 해외 의존)에서 100점(완전 에너지 독립)까지 점수를 매겼는데, 한국(13점)과 일본(17점)이 꼴찌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사우디·러시아·캐나다는 100점, 미국 91점, 중국은 65점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전력망 연결은 두 나라의 허약한 에너지 안보를 보강하는 방도가 될 수 있다. 전기의 안정적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 짓는 시대다. 그런데 전기는 수요와 공급을 매 순간 정확하게 일치시키지 못하면 작동이 정지되는 에너지 시스템이다. 배터리나 수소 등 전력 저장 장치(ESS)를 전력망 안정화 설비로 활용하면 좋겠지만 감당 불능의 비용이 든다. 현재로선 출력 조절이 민첩한 가스발전소를 백업 전력원으로 쓰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국·일본의 전력망이 연결되면 ESS나 백업 설비를 공유하는 효과가 있다. 발전 자원의 설비 이용률을 높이고, 전력 인프라 투자 부담을 더는 방안이 된다.

태양광·풍력은 변동성의 약점을 갖고 있다. 기상 조건과 시간대 차이라는 지리적 한계에 따른 것이다. 한국의 최동단과 최서단의 태양 뜨는 시간은 12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일본의 전력망이 연결되면 그 시차는 80분으로 길어진다. 전력 공급 탄력성을 다소라도 키울 수 있다. ‘전력 공유 구역’을 넓히면 풍력 발전의 돌발적 강약 변화를 분산 평탄화할 수 있다. 태풍, 폭염, 혹한 등 악(惡)기상과 불의의 사고로 전력 공급이 원활치 못할 때 두 나라의 예비 전력이 힘을 합하면 전력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바다를 건너는 국가 간 장거리 전력망 연결은 검증된 아이디어다. 영국과 덴마크는 765㎞의 바이킹 링크(1.4GW) 초고압 직류(HVDC) 해저 전력망을 건설해 2023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4년간 19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예산으로 완성했다. 호주~싱가포르, 캐나다~유럽, 모로코~유럽을 연결하는 대륙 간 전력망도 추진 또는 구상 단계다. 동북아에서도 몽골, 중국, 한국, 일본을 하나의 망으로 구성하는 ‘아시아 수퍼그리드’란 아이디어가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제안했다. 나중에 러시아까지 포함하는 구상으로 확장됐지만 정책 담론 수준에 머물렀다.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고 있다. /LS전선

현재 국내에는 제주~전남 간 3개 노선의 해저 전력선이 깔려 있다. 가장 최근 완성한 제3 연계선(완도~동제주, 200MW)은 96㎞의 HVDC 전력선을 깔고 양끝에 변환소를 짓는 데 4700억원 예산과 2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됐다. 현재 정부는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네 노선(각 2GW)의 서해안 해저 에너지 고속도로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지정학적 관계를 감안할 때 중국, 러시아까지 가담하는 동북아 광역 통합 전력망 구축은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과 일본에 국한한 전력망 연결은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양국 국민의 상호 호감도는 높은 편이다. 한국 동남권과 일본 규슈, 또는 혼슈 남서부를 잇는 노선이라면 대략 250㎞ 거리가 된다. 전압과 주파수 차이의 기술적 장벽은 큰 문제가 안 된다. 일단은 계통 분리 상태를 유지하면서 필요 전력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송전망 운영 방식, 요금 정산, 비상시 우선 공급 규칙 등 제도 설계 면에서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전력망 공유로 경제의 상호 의존도가 깊어지면 양국 관계는 더 큰 비전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찾을 수도 있다.

지난 1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다보스포럼 연설이 세계적 울림을 줬다. 카니 총리는 규칙 기반 질서가 무너진 강대국 경쟁 시대에 “식탁에 앉지 못하면 메뉴가 된다”면서 중견국들이 연합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견국끼리의) 회복 탄력성에 대한 공동 투자는 각자 요새를 쌓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고도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궁극적으로 유럽연합 수준의 경제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예를 들어 세계 2위, 3위 LNG 수입국인 두 나라가 공동 구매에 나서면 가격 협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 산업에 필요한 광물 공급망, 기술 개발도 협력 대응할 수 있다. 유럽연합도 1950년대에 출범한 석탄철강공동체에서 시작해 현재의 경제공동체로 발전했다. 한·일 전력망 연결은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 보강만 아니라, 두 나라의 번영 공간을 크게 넓히는 노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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