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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 ‘선의’로 시작됐지만 ‘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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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 2명 입양 후 시스템 실태 조사

신간 ‘너의 한국 엄마에게’

아기 번호 K98-135, 한국 이름 박현욱. 1998년 생후 8개월 된 이 아기는 서울에서 출발해 짙은 겨울밤 북유럽 노르웨이에 도착했다. 열여섯 살 생모는 경솔했던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후회했다. 불러오는 배를 감추려 음식도 굶었기 때문일까. 2.2㎏으로 태어난 현욱은 아기 때 ‘근긴장 항진’이라는 근육 경직 증세까지 보였다.

한국의 해외 입양 시스템을 추적한 ‘너의 한국 엄마에게’를 쓴 노르웨이 교수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왼쪽)와 아들 안데르스 현 몰비크가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 참석했다. /푸른숲

어린 현욱을 품에 안은 사람은 노르웨이 크리스티아니아대 교수인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Kristin Molvik Botnmark)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둘째 아이를 갖지 못했던 보튼마르크는 현욱(현지 이름 안데르스 현 몰비크·Anders Hyun Molvik)을 입양했다. 4년 뒤엔 한국에서 딸도 입양했다. 20여 년이 흐른 후 현욱은 자신의 뿌리를 고민한다. 보튼마르크는 아들과 함께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찾아 나섰다.

이들 앞에 펼쳐진 진실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보튼마르크는 한국에서 오랜 세월 이뤄진 해외 입양을 일종의 ‘산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직접 해외 입양 시스템을 추적한 ‘너의 한국 엄마에게’(푸른숲)를 썼다.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 나온 보튼마르크는 “내가 초국가적으로 아이를 사고팔던 거대한 산업에 일조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사회학자인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수십 명의 입양인·부모를 인터뷰하고 각종 입양 행정 문서·연구 자료 등을 분석했다.

/푸른숲

한국 아이를 입양한 건 특별히 한국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아기 입양은 쉽고 빨랐다. 처음 러시아 아이를 입양하려 했을 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입양 절차가 도중에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신청서를 보낸 후 아동을 배정받을 때까지 석 달에서 여섯 달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국의 해외 입양은 6·25전쟁 즈음 본격화됐다. 보튼마르크는 해외 입양이 ‘선의’로 시작됐지만 ‘산업’이 되었다고 본다. 아이를 원하는 부모는 세계 도처에 있었고, 한국에는 혼전 임신에 대한 낙인 등으로 키우기 어려운 아이가 많았다. 이들을 서구로 보내는 건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인식됐다. 하지만 이는 “아이를 뿌리째 뽑아 옮겨 심는 일”이기도 했다.

한국의 해외 입양 시스템을 추적한 ‘너의 한국 엄마에게’를 쓴 노르웨이 교수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왼쪽)와 아들 안데르스 현 몰비크가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 참석했다. /푸른숲

‘돌봄’ ‘복지’가 사적 영역에 해당한다는 통념은 한국에서 해외 입양의 주도권을 민간 기관이 쥐게 만들었다. 국가는 뒷짐을 졌다. 작년에야 해외 입양을 국가가 직접 심사·관리하게 됐다. 그동안 해외로 입양된 아동은 공식 기록만 해도 17만명. 세계 최대 수준이다. 그사이 한국에는 ‘아동 수출국’이란 오명이 붙었다.

아이를 두고 돈이 오가는데 아무도 이를 거래라고 부르지 않는 것도 의문이었다. 현욱의 입양 비용은 6만2000크로네(약 963만원)였다. 1990년대에 이는 적지 않은 돈이었다. 당시 그에게 입양 기관은 이를 ‘중개·행정 등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에게서 떨어져 있던 한 아이는 ‘버려진 아이’로 기록됐다. 입양을 쉽게 보내기 위함이었다. 서류에는 왜곡·조작이 많았다. 현욱도 부모와 친척의 신원이 있었지만, 서류상 ‘고아’로 처리됐다. 어머니와 함께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찾아온 현욱은 이날 “나에 대한 입양 서류는 너무 미비했고 왜 내가 입양됐는지를 아직도 완전히 이해할 순 없다”고 말했다. 입양 예정 아동이 숨졌을 경우 다른 아이가 그 신원을 넘겨받는 일도 있었다. 한 어머니는 이혼 후 아들을 시댁에 맡겼다가, 몇 년이나 지나 노르웨이로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기도 했다.

정부는 2029년까지 해외 입양 ‘0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 3기가 출범하며 해외 입양 인권 침해 사례도 조사하고 있다.

“입양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는 등 불가피한 상황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 아이들의 환경을 무시하고 입양을 시스템화한다면 아이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출생국에서 성장할 권리를 우선 보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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