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인증제 도입해야” 주장에
“현지 맞춘 세계화 과정” 의견도
프랑스 파리 '치킨뱅'에서 파는 '치킨밥'/치킨뱅
K푸드가 세계로 퍼져나가며 한국인의 눈엔 한식이 아닌 음식도 많아지고 있다. 외국인도 한식당을 많이 운영하게 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업계에서는 상반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방문한 파리 근교 한 대형 쇼핑몰 한식당 ‘치킨뱅’. 한식을 표방한 패스트푸드를 파는 곳이다. 한국어 네온사인 간판 아래로 한국어 메뉴판이 즐비했다. 스피커에선 K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요리사도 종업원도 모두 중국인. 익숙한 떡볶이나 불고기 외에도 당근절임·옥수수·치킨 등이 들어간 ‘치킨밥’처럼 생소한 음식도 많았다. 프랑스에 8곳 있는 이 프랜차이즈는 구글 평점에서 5점 만점에 4.5점 이상을 받을 만큼 반응도 좋다. 현지 입맛에 친숙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프랑스의 한 외식 매체에서 ‘최고의 스낵 프랜차이즈’ 상도 받았다. 2030년까지 매장을 50곳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이 식당의 음식은 K푸드인가 아닌가.
프랑스 파리 '치킨뱅'/원선우 특파원
미국에서는 ‘KPOT’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개업 예정인 곳을 포함하면 미국에 171곳이 있다. 한국식 바비큐와 중국식 훠궈를 같이 내는 가게다. 이곳을 다녀온 현지 인플루언서들은 “우리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비싼 데다 직접 요리해 먹어야 한다” 같은 반응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일각에서는 ‘한식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며 ‘한식 인증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한국 식재료나 한국 요리 기법으로 제대로 한식을 만든 곳에 인증 마크를 주자는 것이다. 이탈리아 등이 이런 인증제를 운영한다.
'KPOT'의 음식들/KPOT 인스타그램
반면 이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음식이 세계로 퍼져나가며 당연히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 예컨대 우리나라의 파스타도 이탈리아인이 보기엔 ‘가짜 이탈리안’이라는 것이다. 정동현 음식 칼럼니스트는 “현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한식이 퍼져나갈 때 궁극적으로 저변이 넓어질 수 있다”며 “하나하나 우리 식에 맞춰야 한다는 강박은 문화 근본주의적 시각”이라고 했다.
'KPOT'을 비판하는 푸드 인플루언서의 모습/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