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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용의 물건만담] 차량 썬팅 문화, 한국만 왜 이렇게 어두컴컴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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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틴팅 필름

차량은 이동 수단인데 우리는 ‘사적 공간’으로 여기고 가림막 원해

밝아도 자외선·열 차단… 어두운 필름은 법에 어긋나고 안전 위협

일러스트=이철원

나는 몇 가지 이유로 계속 중고차만 탄다. 전 주인이 차에 해둔 이런저런 장치를 적당히 고치거나 놔두고 타는 것도 내 일상이다. 그중 요 몇 년 동안 내가 바꾸려 한 게 있다. ‘썬팅’이라 부르는 틴팅 필름. 나는 어두운 틴팅 필름이 싫다. 어두워서 불편하고 무엇보다 멋있지 않다. 여행이나 출장으로 해외에 나가 보면 선진국은 예외 없이 앞유리 틴팅이 밝아 차 속과 운전자가 훤히 보였다. 내겐 그게 멋지다.

그래서 지난 중고차의 틴팅을 밝은 것으로 교체했다. 그 과정도 쉽지 않았다. 당시 살던 곳 근처에 있던 틴팅 가게 사장님은 ‘중고차에 붙어 있던 틴팅 필름을 더 밝은 것으로 바꾸고 싶다’는 내 제안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는 새 차에 비싸고 어두운 틴팅 필름을 시공하는 게 더 편하다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확실히 옛날 차 틴팅은 번거롭다. 붙어 있던 틴팅을 깨끗이 벗기고 새로 입히는 건 더 귀찮다.

수요가 적은 거래에선 소비자가 약자다. 나는 사정 끝에 앞 유리, 운전석, 조수석만 겨우 바꾸기로 했다. 사장님은 칼질을 잘못해 차 내장재에 흠집을 냈는데도 ‘우리 가게니까 이렇게 밝은 필름이 있는 거다’라며 생색을 냈다. 내심 더 밝은 걸 원했지만 ‘그런 건 없다’는 핀잔만 돌아왔다. 나는 그 핀잔 앞에서 결심했다. 언젠가 다른 중고차를 바꾸게 되면 꼭 아주 밝은 필름을 쓰리라. 바른 줄 모를 만큼 밝은 고기능성 필름을 시공하리라.

중고차를 바꾸며 기회가 왔다. 이번 차의 틴팅은 더 어두워서 비 오는 밤 창문을 닫으면 실외 주차가 어려울 정도였다. 나는 검색 끝에 투과율이 90%인 3M의 틴팅 필름을 찾았다. 해당 제품을 갖춘 시공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본사 영업부 매니저에게 메일까지 보냈다. 매니저는 빨리 답했지만 해결해주지는 않았다. 그 물건을 갖춘 틴팅 전문점이 많지 않아 따로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수요가 적은 거래 앞에선 소비자가 약자였다.

기다리는 동안 궁금해졌다. 왜 틴팅 필름에 3M이 등장할까. 이건 자동차 틴팅의 역사와 관계가 있다. 자동차 틴팅의 역사는 미국에서 시작된다. 자동차 보유율이 높고 햇빛이 강한 나라답다. 처음에는 유리에 짙은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식으로 햇빛을 막다가 3M이 1966년 최초로 유리에 붙이는 필름 방식을 개발했다고 한다. 각종 화학 분야에 기술력이 있는 회사답다. 그때부터 자동차 틴팅 필름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을 거듭했다. 금속성 재료를 코팅한 필름도 인기였지만 스마트폰 등 차내 네트워킹 장비 수신을 위해 이제는 비금속성 재료를 코팅한 필름이 대세다.

박찬용씨가 중고로 구입한 차량의 짙은 틴팅 필름을 걷어내고(위), 훨씬 밝아 내부가 보이는 틴팅 필름을 새로 부착한 모습(아래). /박찬용 제공

기술보다 강한 게 인식이다. 지금은 차 유리를 시커멓게 덮는 틴팅 필름 말고 투명도가 높은 걸 붙여도 자외선과 열 등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재 한국 자동차 태반이 한국 틴팅 필름 규제보다 어두운 필름을 붙이고 도로를 달린다. 언론도 꾸준히 이 문제를 공론화한다. 정당한 문제 제기가 오히려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다. 차량 내의 사생활 문제가 있다. 어두운 틴팅이 차로 들어오는 빛을 막아주는데 왜 그러냐, 이런 논리로.

왜 많은 사람이 법에 어긋나고 안전에도 도움 안 되는 틴팅을 하고도 떳떳할까. 나는 한국인이 자동차에 대해 갖는 인식이 짙은 틴팅을 부추긴다고 본다. 서양은 마차-자전거-모터바이크-자동차 식으로 도로 위 개인용 교통수단이 발달했다. 그 결과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이동 수단이라는 발상이 있다. 반면 한국은 자동차를 내 공간의 연장이라 여기는 것 같다. 그 결과 한국 자동차의 넓은 실내 공간 구현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동차를 ‘도로의 일부’로 보느냐 ‘내 공간의 일부’로 보느냐의 세계관이 충돌하는 가운데, 틴팅은 자동차를 내 공간의 일부로 보는 세계관의 가림막인 셈이다.

짙은 틴팅이 인식 문제라면 해결책도 인식에서 출발한다. 틴팅이 밝은 차가 깨끗해서 멋져 보이고 틴팅이 어두운 차가 수상하고 못생겨 보인다면 알아서 틴팅이 밝아지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나부터 어떻게든 밝은 틴팅 필름을 찾아 주문하려 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3M의 틴팅 필름을 찾아보니 투과율이 가장 높은 필름이 그새 한국어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아뿔싸. 역시 시장 앞에 장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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