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문화축전’ 개막제 예술감독 양정웅
5대 궁서 열리는 최대 문화유산 축제
“힙합·강강술래·EDM·국악이 만나"
연합뉴스
“경복궁 흥례문 어도(御道·왕의 길) 위에 우주 정거장을 닮은 원형 무대가 들어설 겁니다. 외국인 모델들의 한복 패션쇼가 그 길에서 펼쳐지고, 힙합과 강강술래, 전자음악과 국악, 스트릿 댄서와 봉산탈춤이 만납니다.”
봄날 고궁에서 펼쳐지는 최대 축제가 이달 말 시작된다. ‘2026 봄 궁중문화축전’의 개막제 연출을 맡은 양정웅 예술감독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흥례문 광장에 우주선이 내려앉는다면 이런 모양일까 상상했다”며 “개막제가 전통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뒤섞여 영감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양정웅은 2025 APEC 정상회의 예술총감독,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총연출 등을 맡아온 대한민국 대표 공연 연출가. 그는 “극본을 쓰던 스무살 무렵부터 고궁에서 공연하는 걸 꿈꿨다”며 “서민의 예술도 끈끈한 생명력이 있지만, 궁궐의 왕실 미학은 가히 아름다움의 끝판왕이다. 기와의 먹색, 단청의 화사함, 궁궐 자체가 가진 시간의 깊이가 공연의 장면마다 조화롭게 어우러질 것”이라고 했다.
24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제 주제는 ‘궁, 예술을 깨우다’. 미디어 아티스트 한요한이 흥례문에 미디어 파사드를 입히고, 래퍼 우원재와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의 ‘강강술래’, 댄서 아이키가 재해석한 봉산탈춤이 펼쳐진다. 런웨이가 된 왕의 길에서 전자음악(EDM)을 배경으로 한복 패션쇼가 열리고, 한국무용가 최호종과 거문고 명인 허윤정의 협업 무대도 열린다. 양 감독은 “요즘 외국인 관객들이 궁궐을 많이 찾고 있는데, 고궁의 선과 미디어 파사드의 빛, 시간이 만나는 이번 무대를 통해 흥례문이 전 세계에 널리 뻗어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매년 봄·가을에 열리는 궁중문화축전은 경복궁·창덕궁·덕수궁 등 서울 5대 궁과 종묘 일대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문화유산 축제다. 이번 축제는 24일 개막제를 시작으로,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9일간 열린다. 작년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137만명이 참여했고, 누적 참가자는 약 579만명에 달한다.